독서기록 399

백오피스ㅣ최유안ㅣ일이란 무엇일까

작가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거나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을 인상적으로 봤거나..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소설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얼마나 했을까. 호텔에서 일하는 워킹맘 강혜원은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 소리 들을 만큼 가정보다 일을 중시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해왔는데 아직도 일의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짠함. 슬픔.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오균성 과장이 좀 더 교묘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대사나 행동이 너무 대놓고 빌런이었다. 현실에 저런 사람도 있겠지만 교묘하고 미묘하고 은근하게 나쁜 인간이 더 악질적일 때도 많지 않나. 요즘 세상에 대놓고 나쁜 건 차라리 투명하고 시원해서 미화될 지경인지라. (스포 주의) 잘 해보려던 행사는 망하고 그래도 인물들은 일어..

독서기록 2022.09.16

당질중독ㅣ마키타 젠지ㅣ탄수화물 못 잃는 사람은 꼭 봐야 함

서점에서 눈길을 사로 잡은 책. 어려운 책은 아니라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읽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탄수화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봐야 할 책이다. 설탕 많이 먹는다고 당뇨에 걸리는 게 아니다. 밥, 빵, 면도 무시무시할 수 있다. 건강하게 먹겠다고 육류 섭취를 줄이기로 했다고 치자. 그럼 줄인 육류 대신 채소를 늘려야 하는데 그보다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쉬우니 자꾸만 탄수화물 위주로 식단을 먹게 되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당질에 중독되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비건이라고 무조건 다 건강한 게 아니기도 하고. 탄수화물은 정말 손쉽게 구할 수 있고 누구나 좋아하는 그런 맛인데다가 설탕에 비해서는 경계를 덜 하고 중독의 대상으로 크게 여겨지지도 않지만, 사실 혈당을 너무 잘 올려서 과잉 섭취하면 위험한 것..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ㅣ피터 나바로ㅣ거시경제 공부

2002년에 나온 거시경제 책이다. 20년 후 올해 재출간 된 거 보면 그만큼 요즘 거시경제가 중요하다는 뜻 아니겠나. 연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요즘 상황. 긴 디플레이션의 시대를 지나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살고 있어서 책 내용이 요즘 보기 더 좋은 것 같긴 하다. 근데 20년 전 책이라 제도가 더 다듬어지는 등 현재는 분명 달라진 점도 꽤 있을 거라 어디서 얼마나 걸러들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세부적인 것보다는 본질적인 것 위주로 보려고 노력하면서 봤다. 내용 자체도 결코 쉽지 않았다. 손절매의 중요성, 물타기 금지 등 천장팅의 랑 일치하는 대목이자 내가 갈고닦아야 할 부분. 한줄요약 하면 매크로’도’ 잘 볼 줄 아는 투자자가 되자는 것. 76)재할인율은 시중은행이 연준에..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ㅣ오건영ㅣ인플레이션 공부

경제를 참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 주신다. 이번 책도 만족스러웠다. 38)금리가 오르면 기존에 가입한 낮은 금리의 정기예금, 즉 채권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그럼 그만큼 가격이 하락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 장기채권(10년) 타격이 가장 크다 … 채권은 안전하다는 신화가 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깨질 수 있는 것. 97)지금은 금이 아니라 국채를 담보로 돈을 찍는다. 국채 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채를 살 때, 사들이고자 하는 국채의 양만큼 돈을 찍어내는 거죠. 그럼 그 국채를 담보로 시중에 돈을 풀어주는 효과가 생긴다 156)연준의 두 가지 미션 : 탄탄한 성장, 물가 안정 162)부양책만으로 이런 인플레이션이 만들어졌다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 소비를 자극해서 물건의 수요가 많아져 ..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ㅣ임소연ㅣ과학기술학자의 과학과 여성 이야기

여성의 몸과 사회적 인식을 연결시켜 다루는 책이라 재밌었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사회적으로 성고정관념을 벗어나서 살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용기를 주는 책. 작가의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 8)난자는 정자들이 경쟁해 획득하는 목표물이 아니다. 난자는 화학 신호를 보내 스스로 선택한 정자를 끌어들인다. 정자가 난자의 여포액에 포함된 화학 물질에 반응해 이동하는 수동적 존재라면 난자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정에 적합한 정자를 골라내는 능동적 존재다. 15)과학기술학은 과학기술이 사회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과 그 의미를 인문사회과학적 방법론으로 살피는 학문이다. 47)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려는 우리를 고통에 빠뜨리는 것은 남녀의 뇌에 새겨진 선천적인 차이가 아니라 각양각색의 모자이크 뇌를 두 가지 색깔 중 ..

독서기록/여성 2022.09.12

커밍 업 쇼트ㅣ제니퍼 M. 실바ㅣ미국 노동계급 청년들의 생각 들여다보기

“불확실한 시대 성인이 되지 못하는 청년들 이야기”라는 소개 문구와 출판사 서평에 꽂혀서 서둘러 읽어봤는데 한국 출판사가 요즘 국내 실정에 맞춘 마케팅을 너무 잘했나 싶기도 하다. 실제 미국에서 책이 나온 건 거의 10년 전이고 미국의 노동 계급을 특정해서 인터뷰한 결과물이기 때문. 먹고 살기 점점 힘들어지고 사회가 양극화되는데 어째서 청년들이 보수화되는 경향이 나타나는 걸까 궁금해서 읽어봤는데. 먹고 살기 이렇게 힘든데 나는 안 도와줬으면서! 쟤도 도와주지마! 로 느껴졌다. 작아져가는 파이 안에서의 다툼. 정작 그 파이를 쥐락펴락 하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고. 책의 내용을 러프하게 요약하면, 미국의 (배울 만큼 배운 엘리트 청년이 아닌) 노동 계급 청년들이 취직, 자립, 결혼 이런 걸로 어른이 되는 게..

독서기록 2022.09.11

세상에 없던 금융, 디파이 : 심화편ㅣ코인게코ㅣ하루만에 다 읽음

이전에 입문편을 읽었는데 심화편도 번역돼서 나왔길래 읽어보았다. 원서가 2021년 출판이고 국내 번역본은 2022년 6월 출판인데 아무리 원서에 충실한 번역본이라 해도 테라/루나 폭락 사태 이후 국내 출간인데 UST에 대해서 ‘가격 안정성을 성공적으로 확보한 거의 유일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원서의 표현을 그대로 실으면서 ‘깨알같은’ 글씨로 5월 가격 안정성 유지에 크게 실패했다는 한 줄만 주석으로 달아놨다. 이게 최선이었을까? 팍 식는다. 크립토판은 변화가 빨라도 너무 빨라서 책 특히 번역서로 공부하는 거는 한계가 있다. 지난주와 이번주의 트렌드가 달라질 정도다. 과장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이슈를 팔로업하는 게 더 중요한 거 같다. 말도 안 되는 사건이 하루가 머다하고 일어나는 코..

스킨 인 더 게임ㅣ나심 니콜라스 탈레브ㅣ나심 탈레브 독파하기

나심 탈레브의 생각이 좋아서 한 권 씩 다 읽어보고 있다. 역시 통찰력이 좋다. 본질에 집중하기. 58)수천만 년에 걸쳐 온갖 위협 요소들을 이겨 내고 지금까지 남아 있는 천연 식품들을 뒤로 밀어내고 위험성이 경고된 유전자조작 식품을 자꾸만 생산해 내는 것은 결코 좋은 행태가 아니다. 오늘날 과학계는 마가린이나 유전자조작 식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들에 장악된 상태다. 이 기업들은 유전자조작 식품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의심스러운 과학 단체들의 자료를 인용하기 일쑤다. 62)매우 따분한 일도 자신의 핵심 이익이 걸려 있으면 따분하지 않게 느껴진다. … 금융시장에 나의 핵심 이익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자 갑자기 나의 두 번째 두뇌가 깨어나 테일 리스크의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고..

주식투자의 지혜ㅣ천장팅ㅣ주식투자 마인드 다잡기

다소 반복되는 서술이라 아쉽다. 책이 훨씬 짧아질 수 있었을 텐데 늘어놓은 거 같음. 그래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좋다. 실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면 더더욱 와닿을 것이다. 투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네 가지를 꼽자면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배분) 분할매수 분할매도 손절매 이 중에서 난 1~3은 꽤 단련된 것 같은데 4가 아직도 너무 어렵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손절매의 중요성 -물타기 금지 (인덱스ETF는 예외) -손실은 짧게 이익은 길게 -리스크 관리 -오래 버텨라 -자만하지 말라 55)적은 확률이긴 하지만 대박의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경계심이 무너지는 것이다. 대박 심리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 번에 큰 금액을 베팅한다. 그리고 운이 따라주지 않아 주가..

인구와 투자의 미래ㅣ홍춘욱ㅣ인구절벽과 자산시장의 관계

2017년 책이다. 한줄요약 하면 인구절벽으로 인해 한국 자산시장이 붕괴될 걱정은 하지 말라는 책이다. 경제라는 건 너무 복잡해서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결정적 변수는 없다. 정책 또한 다양한 걸 고려해서 신중하게 정해지는 것.. 그러니 인구절벽이라는 하나의 변수가 한국의 미래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이 책의 논지와 별개로 출생률 0.7~0.8은 심각한 사회현상이다.) 54)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누구도 이 채권을 가지려 하지 않으니,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팔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황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미국 BB등급 회사채 금리는 급등하며, 만기가 동일한 국채 금리와의 가산금리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59)1990년 이후 일본이 장기 불황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