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에세이 5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ㅣ신미경ㅣ출판사 뜻밖의 첫 책

내공이 깊다거나 새로운 통찰을 주는 책은 아니다. 투자 마인드도 없는 분이시다. 예금, 보험파… 집이라는 공간을 사랑하는, 소박하게 살아가는 도시 여성의 가벼운 에세이다. 6)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다른 사람이나 주변의 상황은 나의 노력만으로 바꾸기 어렵고, 오히려 내가 바꿀 수 없는 일 때문에 불안한 나머지 평정심을 잃고 무력해질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나만의 견고한 루틴을 계속하다 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다. 35)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면 거기에 분명 누군가의 희생이 있다. 59)음식취향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 여우와 두루미처럼 식사하는 일은 서로 곤란하다. 65)여행지에서 먹는 조식은 맛..

독서기록 2021.12.25

너무 깊이 생각할 뻔했다ㅣ카레자와 카오루ㅣ웃긴 에세이

서점 둘러보다가 발견한 책. 목차가 너무 와닿아서 안 읽을 수 없었다. 작가의 이런 저런 비유가 웃기다. 말도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의외로 현명한 내용도 있다. 자신을 지나치게 책망하는 건 좋지 않다. 남 탓을 한다는 건 아직 건강하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타인이라면 도망칠 수도 있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두 손에 몽둥이 따위를 들고 조금만 노력하면 원인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자신이라는 사실로부터는 평생 도망칠 수 없다. 도망치자고 마음먹으면 글자 그대로 죽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결과다. 그러니 쓸데없는 자기비판은 그만두자. 자신을 좋아하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정신 건강법이다. 보통 “혼자가 좋다”고 말하는데,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기에 혼자만의 ..

독서기록 2021.11.17

찌질한 인간 김경희ㅣ김경희ㅣ내 또래 여자의 고민이 담긴 에세이

제목이 매력적이다. 자기 자신을 찌질하다고 말할 수 있다니. 미래, 나이, 돈, 인간관계, 결혼 등 여러 가지 고민들. 아주 가볍게 쓴 글이지만 센스가 있고 진심이 담겼다. 아 그리고 배우 박정민에 대해 6번 정도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28쪽) 친구가 전부였던 시절에는 별일 아닌 일에도 통화 버튼부터 눌렀다. 이제는 저마다의 고단한 삶이 있으니 쉽게 누르지 못한다. 기댈 곳이라고는 카페 구석의 벽. 지하철 맨 끝자리 손잡이. 기댈 곳이 사람에서 사물로 변해간다. 45쪽) 이제는 각자의 생활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서로의 일상을 겨우 5분의 1쯤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공감하고 있던 건 서로에 대해서가 아니라 그때의 환경 아니었을까. 그러니 환경이 바뀌는 순간 우리의 공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밖에. 7..

독서기록 2021.11.14

오케이 라이프ㅣ오송민ㅣ가볍게 읽을 에세이를 찾고 있다면

어제 반디앤루니스 들러 책 구경하다가 발견한 책. 오늘 바로 도서관에 들러 빌려왔다. 아마 내가 책을 쓰면 이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라는 근거 없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금손이고 나와 다르게 술과 옛날 물건을 좋아하시는 듯 하지만 가치관이 현재의 나와 비슷한 것 같다. 중요한 건 좋아 보이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진짜 좋고 편안한 내 마음 오래된 나의 남자친구는 내가 좋아하는 영화와 책을 제일 싫어한다. 취향이 달라도 살아온 모든 것이 달라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것. 사람을 만날 때 중요한 건 그런 거였다. 같은 걸 보고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게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것보다 훨씬 큰 공감대이다. 작고 사소하여 하찮은 것에도 끊임없이 감동하며 큰돈 들이지 않고도 삶의 재미를 찾으며 살고 싶다. ..

독서기록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