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68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ㅣ이미리내ㅣ정해영 역ㅣ천천히 무르익은 예술가

이 책은 영어 소설이다. 이미리내 작가는 성인이 될 때까지 한국에서만 살았고 한국의 정규 교육을 받은 한국인 여성인데, 20대에 미국에 살다가 나중에 홍콩으로 넘어가서 모국어인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자신의 소설을 낸 것이다. 이 스토리를 알고서 어떻게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소설을 냈을까, 그리고 그 소설이 어떤 점으로 인해 평단의 찬사를 받았을까 궁금했다. 소설은 한국의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의 역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한 여자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데, 깊고 섬세하고 숙연하고 장엄하여 몰입해서 읽었다. 감정을 멈출 수 없는 글이다.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은 소설.  책을 보니 번역은 전문 번역가가 진행했다. 처음에는 작가 본인이 한국어가 모국어인데 왜 한국어 번역을 본인이 직접 안 했을까 싶었다. 나라면 ..

독서기록/여성 2024.11.19

어떤 동사의 멸종ㅣ한승태ㅣ아마도 사라질 직업을 직접 겪고 얘기하다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다. 책 설명을 들을 때는 굉장히 테크적인 (AI 시대가 오면 이러이러한 이유로 이러이러한 직업이 사라질 것이고, 왜냐하면 식의) 책일 거라 생각했는데, 정반대로 저자가 직접 몇몇 직업(콜센터, 상하차, 뷔페 요리, 건물 미화)을 체험하며 겪은 일화를 일기장처럼 상세하게 작성하여 온갖 인간군상이 다 나오는 책이었다. 내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내가 어울리는 친구들이 얼마나 나와 비슷한지, 세상에 나와 다른 라이프스타일과 상식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꼈다. 결혼을 화장실 가는 것에 비교한 게 있었는데 절묘하다고 생각했다. 베트남 속담이랬나? 가기 전엔 가고 싶어 안달이고, 막상 가면 나오고 싶어 안달이라는.  저자에 따르면 제일 힘든 것은 역시 콜센터였다고 한다. 놀랄 일은..

독서기록 2024.11.14

아래층에 부커상 수상자가 산다ㅣ케이트 가비노ㅣ이은선 역ㅣ인생과 책을 사랑하는 여자들

필리핀계 미국인 여성 케이트 가비노가 쓰고 그린 그래픽 노블이다. 내용은 사회초년생인 아시아계 미국 여성 세 친구의 출판계 커리어를 위한 고군분투기인 동시에 아래층에 사는 90세의 부커상 수상작가 할머니와의 인연을 다룬다.감성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좋았다.아시아계 미국인 중에서도 내가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필리핀계 작가라서 흥미로웠다. 한국 문화도 종종 언급되어 반갑다.열심히 살고 책을 사랑하는 여자들 이야기가 재미 없을 리가..!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친구들과의 우정이 주는 유대감과 연대감청년이 겪는 꿈과 현실의 괴리감연애, 결혼을 둘러싼 고민들과 각자 다른 선택. 할머니의 자서전에 왜 남자 얘기가 없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왔다가도 계속 그 자리에 있는 건..

독서기록/여성 2024.11.13

음악소설집ㅣ김애란 김연수 윤성희 은희경 편혜영ㅣ'음악' 앤솔로지

소설이 묘사해줘서 비로소 언어화되는, 내가 느꼈던 미묘한 감정들. 나에게 스스로 언어로 설명하지 못했던 감정,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던 그 순간이 누군가의 언어를 읽음으로써 되살아나는 것만 같아서. 이 책은 기획도 좋고 편집도 좋아서 출판사를 봤더니 '프란츠'라는 곳이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출판만 하시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문화 관련 비지니스를 하는 곳 같았다. 출판사 이름은 슈베르트에서 따온 것이었다. 작가 인터뷰를 보니 이 소설 기획부터 출간까지는 몇 년 걸린 듯 했다. 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 007수면 위로 - 김연수 · 049자장가 - 윤성희 · 095웨더링 - 은희경 · 129초록 스웨터 - 편혜영 · 167 참여한 작가들도 쟁쟁한데, 모든 이야기가 매력이 있었지만 나에겐 처음에 실..

독서기록 2024.11.11

인구 감소 사회는 위험하다는 착각ㅣ우치다 타츠루 외ㅣ김영주 역ㅣ인구 감소를 보는 일본 학자들의 시각

인구 감소 관련된 책도 종종 보고 있는데, 이 책은 우치다 다츠루라는 사상가에게 관심이 생겨 그의 저작들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책이다. 2018년에 쓴 책이라 벌써 6년 전인데, 그때 봤으면 더 좋았겠다. 이래서 지금도 출간되지만 묻히고 있는 책들을 열심히 찾아 읽어야 한다. 2024년의 나는 책을 열심히 읽었지만 그럼에도 나중에 분명 '2024년에 이런 책이 나왔었어?' 하는 책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이다. 제목을 보고 인구 감소 사회가 어째서 위험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지만, 제목의 답을 얻지는 못했다.책의 컨셉은 우치다 타츠루를 비롯한 10명의 학자/작가가 각자가 생각하는 인구 감소 사회에 대한 의견을 담은 것인데 각자 생각하는 포인트가 달랐다. 정말 거칠고 간단하게 내가 이해한 ..

독서기록 2024.11.10

우리만의 사적인 아틀란티스ㅣ정승민ㅣ딸과 아빠의 여행기

이 책은 디자인 회사 때문에 보게 되었다. 을 보는데 책이 너무 예뻐서 디자인 회사가 어디인지 확인했고 그 회사에서 이 책도 작업한 것을 알았다. 이 책도 역시나 책의 디자인이 참 좋았다.국내 출판사의 책 디자인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불과 몇 년 전 출간된 책들을 볼 때에도 자주 느낀다.앞으로도 멋진 작업을 해주실 것 같아서 처음으로 책 디자인사의 모든 작업물을 확인했다. 덕분에 새로운 멋진 책들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일곱 살 딸을 데리고 처음으로 단둘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 아빠가 쓴 여행 에세이다.그 아빠는 모델이자 배우 장윤주의 남편으로 알려져 있는 분이었고, 여행지는 이탈리아 남부의 해변 마을이었다.유명인의 남편이기 때문에 막연하게 경제적으로 늘 풍요롭고 일도 순조롭고 여유롭고 건강할 ..

독서기록 2024.11.09

초저출산은 왜 생겼을까?ㅣ조영태 외ㅣ인사이트가 없어 실망

저출생에 대한 또 다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읽어보았다.그러나, 분석이 너무 얕아서 새롭거나 깊은 분석을 기대한 독자는 실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차라리 이 7명의 저자들이 혼자 써서 낸 책을 보는 게 나을 것. 저자들이 전문 분야가 달라서 자신의 분야에 입각해서 초저출산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읽은 우치다 타츠루 책과 유사하다. (그러나 둘 중 한 권만 본다면 그 책을 권하겠다.) 유명한 분들을 모셨고 나도 이 저자들 중 여럿의 저서를 읽어보았고 다들 만족스러웠는데 책이 이 정도 깊이로밖에 나오지 않은 건 출판사에 책임이 있는 건 아닐까. 또 아무리 각 학계의 유명 저자들을 모았다 해도, 출생에 관한 내용인 만큼 여성 저자를 전략적으로 더 섭외했으면 좋았을 것..

독서기록 2024.11.08

긴 인생을 위한 짧은 일어책ㅣ김미소ㅣ외국어 2개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공감

경상도 출신 30대 여성이 쓴 일본어 학습에 대한 에세이다. 저자는 한국에서 학부를 마치고 미국에서 응용언어학 박사를 취득 후 일본 대학에 일자리를 구했는데, 일본어는 애니에서 익힌 '애니스러운' 단어들이 전부였다고 한다. 영어와 일본어 학습자인 나로서는 저자가 어떻게 일본어를 습득해가는지 그 여정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읽어본 책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제3의 언어(모국어-영어-일본어)를 배우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3개 언어 구사자에게 언어간 비교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우리나라와의 문화적 차이점에 대한 이해 등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외국어를 배우는 자세에 대해서 배울 점도 있어서 좋았다. 일본어 표현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인 예시들이 나오기 때문에 일본어에 대한 배..

독서기록 2024.11.07

엄마 아닌 여자들ㅣ페기 오도널 헤핑턴ㅣ이나경 역ㅣ아이 없는 여성의 삶

'역사에 늘 존재했던 자녀 없는 삶'이라는 부제를 보고 읽고 싶어졌다. 현대 사회에야 비출산하는 여성도 많지만, 아이를 낳는 게 당연했던 과거에도 아이가 없었던 여자들이 존재했다면 그들은 누구였고 어떻게 살았을까? 이런 의문을 갖고 시작했지만 책을 읽고 나서는 명료해졌다기보다는 마음이 더 복잡해진다. '엄마 되기'에 대한 공부는 계속해봐야겠다. 이제는 여자들이 선택해서 아이를 안 낳는다고 하는데, 정말 그게 맞나? 선택이라는 단어에는 전적으로 저출생을 여성의 탓으로 돌리는 함의가 있다? 과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고 있는가?"엄마인 여자와, 아닌 여자를, 이분법적으로 가르지 말자. 공동체의 육아를 지향하고, 내새끼와 니새끼를 극명하게 가르는  가족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결론인데,..

독서기록/여성 2024.11.06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다ㅣ박정훈ㅣ남성이 말하는 여성혐오

이라는 책을 쓰신 박정훈 기자님의 책이다. 예전부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봤다. 이 분은 국내에서는 (내가 아는 한) 드문 남성 페미니스트이다. 책은 맞는 말 대잔치다. 전국민이 읽었음 좋겠다.이 책을 읽고 다른 한국 남성 페미니스트가 쓴 책도 궁금해져서 조만간 읽어볼 생각이다. 현직 교사가 쓰신 책이던데 매우 기대된다.  31) 특히 중년 남성들이 '나 잡혀 살아' 혹은 '요즘은 여자들 팔자가 더 좋아'라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피해자화'하는 행태는, 2030 안티페미니즘의 기저에 있는 남성 약자론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둘 다 엄살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착각도 고백도 하지 마시길이성애자 남성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너무 모른다. 자신의 존재가 여성에게 위협적..

독서기록/여성 2024.11.04

초콜릿을 참기에는 충분히 오래 살았어ㅣ마르가레타 망누손 ㅣ임현경 역ㅣ90살 할머니의 글

읽으면서 참 운이 좋은 할머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에서 겪었던 위험한 일이나 죽을 뻔하다가 병원에 실려가서 조치 바로 받고 장수하고 계신 것도 그렇고 하고 싶은 예술을 하면서 원만한 부부관계로 다섯 자녀를 낳고 잘 살았던 것도 그렇고 외국 생활을 하면서 차별이나 냉대를 크게 겪지 않앗다는 것도 그렇고 지금도 옆집에 자식이 둘이나 살고 있다니.. 정말 럭키한 할머니 아닌가. 나쁜 의미로 비꼬는 말이 아니다. 내가 어떻게 나이들어 갈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나도 90살에도 읽고 쓰고 생각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 좋아하는 책을 몇 번이고 읽는 사람. 그 나이에도 여전히 예술을 가까이 하고 나만의 취향이 있고 꿈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여든 넘어서 첫 책을 내고 90살에도 나의 전시회를 꿈꾸면서 살 수 ..

독서기록/여성 2024.10.31

나는 거기 없음ㅣ곽예인ㅣ여자들을 응원하며

참신한 젊은 여성 작가가 등장했다고 해서 그 정보만으로 읽은 책이다.읽을 때 보니 작가는 95년생이었고 90% 레즈비언이라 자신을 소개했으며 본업은 사진가이다. 도서관에서 조금만 읽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절반을 읽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고 집에 돌아와 그 날 다 읽고 잤다.그만큼 흡인력 있는 글이었다.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다. 위고 출판사였는데, 책의 만듦새도 아주 맘에 들었다. 별다른 예상 없이 읽은 글이라 어떤 글이 나왔어도 예상 밖이었겠지만, 그럼에도 생각지 못한 내용의 연속이었다.'예쁜 여자는 예뻐서 고통받는다'는 말이 떠올랐다.저자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도, 저자는 수 년을 사귄 오랜 남자친구가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고 다정하고 좋은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있음에도 자신은 여성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

독서기록/여성 2024.10.30

저주토끼ㅣ정보라ㅣ기묘한 이야기들

는 안톤 허 번역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안톤 허 번역가가 쓴 책을 먼저 읽고 이 소설을 알게 되었다.)내가 읽은 책은 출판사 아작에서 낸 책이었는데 최근에는 래빗홀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는 것 같다.표지 이미지는 래빗홀 버전이다. 소름 끼치거나 기묘한 이야기들이 주로 펼쳐지는데, 깔린 정서는 서글픔이 많다.어떤 주제를 크게 강요하는 건 아니지만 이야기들에 담긴 문제의식이 남편 없이 아이를 낳는 여성에 대한 시선이라든지 천편일률적인 삶의 방식이라든지 한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려는 이기심이라든지 기계와의 감정교류라든지 평소 내가 관심 있는 주제와도 닿아있어서 더 재밌게 느껴진 것 같다. 제목이기도 한 첫 이야기 보다 그 다음에 이어진 와 이 나는 더 좋았다.와 도 인상적이었다. 먼 옛날의 구전설화..

독서기록 2024.10.25

일인칭 단수ㅣ무라카미 하루키ㅣ가벼운 단편집

무라카미 하루키의 비교적 최근 단편집이다.그런데 여전히 옛날 소설과 마찬가지로 여자는 젊고 이쁜지 안 이쁜지에 대해 묘사되고, 이유 없이 죽거나, 이유 없이 남성 화자를 사랑하고, 이유 없이 남성 화자와 잔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도 아마 읽어보겠지만 아직까지는 왜 하루키에 사람들이 열광했는지 잘 모르겠다.내가 빌린 책도 인기를 증명하듯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훼손된 상태였다.이 책 주변에 놓여있던 많은 작가들의 다른 소설책들은 대체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듯 깨끗했다. 사람들은 왜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고 좋아할까? 이 책에 실린 단편 중 이 가장 재미있었다.이 소설에 나오는 여성도 외모로 묘사되며 현대의 미적 기준에서 매우 못생겼으나 개성이 강하고 어떤 매력이 있다고 그려지는데, 클..

독서기록 2024.10.24

2학기 한정 도서부ㅣ연여름ㅣ위픽

위즈덤하우스에서 발간하는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 중 한 권이다.단편소설집에 실릴 만한 하나의 짧은 이야기를 한 권으로 만든다. 위픽은 책이 얇고 폰트가 크고 이뻐서 가독성이 좋은 데다가, 제목 대신 책 속 한 구절을 큼지막하게 써넣은 표지로 인해 예전부터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눈에 잘 띄었다.출판사의 기획이 좋다고 생각했다.본문 폰트가 너무 맘에 들어 검색도 해보고 GPT한테 물어도 봤지만 아직 알아내진 못했다.  이 책은 도서관에 앉아서 단숨에 휘리릭 읽었다.죽은 자를 볼 수 있는 청소년과 그 학교 도서관의 사서가 중심인물이다.

독서기록 2024.10.22

1%를 읽는 힘ㅣ메르ㅣ매일 공부하기

네이버 파워 블로거로 유명하신 메르라는 분이 낸 책이다.거의 매일 꼬박꼬박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는데 그 글이 너무나 통찰력 있고 양질의 정보를 담고 있는 동시에, 한 문장마다 넘버링을 하는 특유의 방식이 가독성이 좋아서, 길지 않은 시간 사이 굉장히 유명해지신 것으로 안다.나 또한 블로그를 통해 이 분을 알게 되었다. 블로그 글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읽어 보니, 이 정보와 저 정보를 연결시켜 맥락 속에서 나만의 이해를 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원본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즉 주체적으로 찾아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시는 것 같았다.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는다.  서울..

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ㅣ김멜라 외ㅣ매년 만나는 젊은 작가들

매년 봄, 문학동네에서 출간하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또 1년이 흘렀구나 느끼면서 올해는 어떤 작가와 이야기가 등장할지 기대하며 읽게 되는 책이다. 다음의 7작품이 실려 있다.김멜라 이응 이응  (대상)공현진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  김기태 보편 교양  김남숙 파주   김지연 반려빚  성해나 혼모노  전지영 언캐니 밸리   이 중 내가 좋았던 작품은 , , 였다.은 제목부터 '반려OO'이라는 흔히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동반자적 대상에 붙이는 표현을 '빚'이라는 부정적인 대상에 붙였다는 게 신선했는데 입에 착 붙는 표현이기도 하거니와 슬픈게도 공감이 갔다. 가계부채가 어마어마한 우리나라 아닌가. 다들 반려빚 OOO만원 정도는 있잖아요..? 은 우리나라의 교육과 계급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흥미롭..

독서기록 2024.10.20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ㅣ무라카미 하루키ㅣ임홍빈 역ㅣ80년대의 하루키

우치다 다츠루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49년생으로, 내 생각보다 더 연배가 있으셨다. 이 책은 80년대에 나온 단편소설집이다. 80년대이니 만큼 감안하고 보았으나, 그럼에도 여성에 대한 표현이 여러모로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거부감이 든다.여성이 등장할 때 미인인지 아닌지를 꼭 짚는다거나, 어리고 이쁜 여자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느껴져 약간 징그럽기도 했다.시대가 그랬지만, 여자들은 하나같이 존대를 쓰고 남자들은 다 반말을 한다.그의 감수성이 썩 공감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당시로서는 신선하고 젊은 글이었으려나...?문학을 볼 때 오로지 젠더 감수성의 관점에서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기준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너무 많으면 걸림돌이..

독서기록 202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