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50

딸에 대하여ㅣ김혜진ㅣ우울하지만 빠르게 읽히는 소설

200쪽 가량 되는 소설인데 몇 시간 안에 읽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우울하다. 비정규직, 성소수자, 독거노인, 요양소, 끝없는 육체노동.. 화자가 60대의 엄마다. 점점 화자에게서 작가가 보였다. ※ 하단 스포일러 주의 끝내 엄마는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죽기 전에 이해할 날이 올까 생각하며 소설은 끝나는데 그게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30대의 건강하고 튼튼한 몸. 그러나 딸애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걸 가졌는지 알지 못한다. 흥청망청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서 허비하고 또 허비하는 젊은 애들. 나는 밤거리로 쏟아지고 버려지는 매혹적이고 건강한 시간들에 시선을 빼앗긴다. 나는 매사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처럼 굴고 있는지도 모른다. 늙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할 수..

독서기록/여성 2021.10.28

현남 오빠에게ㅣ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ㅣ페미니즘 소설집

“여성의 삶을 정가운데 놓은 일곱 편의 이야기” 1.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 ‘나’를 잃어버리는 연애는 싫다 2. 당신의 평화 (최은영) : 악습의 악순환 3. 경년 (김이설) : 나라면 아들에게 뭐라고 했을까? 4. 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 재미없다. 너무 은유적이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해설 찾아보고 이해했다 5. 이방인 (손보미) : 여성이 주인공인 느와르..인데 재미없다 6.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구병모) : 가해자는 아니지만 중립적인 척하면서 가해자를 묘하게 옹호하는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 7. 화성의 아이 (김성중) : 유령 개, 로봇, 그리고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여성의 임신 우리가, ‘여성성이 필요할 때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여성이 없는’ 이야기만을 읽는다면 세상에서..

독서기록/여성 2021.10.23

트릭 미러ㅣ지아 톨렌티노ㅣ90년생 언저리 여성이라면 더더욱 읽어보자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다. 이 책이 출간된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추천사에 출판계에서 핫한 언니들이 다 나와서 놀람. 찾아보니 아래 링크의 9년차 여성 편집자가 추천사 써달라고 연락 돌려서 기획적으로 넣은 거였다. 예스24의 [책 짓는 사람] 인터뷰 시리즈 재미있다. 쭉 해주면 좋겠다. http://m.ch.yes24.com/article/view/45964 [책 짓는 사람] 정혜지 생각의힘 편집자 “어렵게 책을 만들고 싶다” | YES24 채널예스 최근 들어서는 자기만족에서 그치지 말자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성격 자체가 자기만족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책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작업인 만큼 혼자서만 흡족하게 여기는 일 ch.yes24.com 저자 지아 톨렌티노는 88년생이다. 초반부 읽다가 인종..

독서기록/여성 2021.10.22

여자라는 생물ㅣ마스다 미리ㅣ여성과 노화에 대한 에세이

여자로 산다는 것, 늙어간다는 것..에 관한 가벼운 에세이다. 빨리 읽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읽다가 엄마 생각도 나고, 이제 30살 된 나의 미래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갑자기 감성적이 되어 눈물이 나기도 하고.. 아주 강하게 주장하진 않지만 꽤 페미니즘적인 내용도 있고, 외모나 젊음에 대해 솔직하다. 그래서 서글프다... 혼자 사는 것도 멋지고 자유로울 것 같지만, 외롭고 힘든 일도 많을 것 같고.. 그렇다고 무조건 결혼을 하고 싶지도 않고.. 고민이다 ㅎ ㅏ ㅇ ㅏ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한 2년은 혼자 살고 1년은 누구랑 같이 살고 그런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최초작성일 : 2018. 2. 4.

독서기록/여성 2021.10.22

린 인ㅣ셰릴 샌드버그ㅣ일하는 여자에게 추천하는 책

10년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좋다. 나는 경제력이 있는 내가 좋다. 일하는 여자로서의 내 정체성과 앞으로의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책! 직장에 다니는 남녀는 모두 이런저런 책임을 지고 노력하지만, 여성은 직장에도 자녀에게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복선을 깔아놓은 무례한 질문과 비난하는 것 같은 표정을 견뎌내야 한다. 남성의 관심이나 승인을 얻으려고 페미니즘을 거부했다는 것은 끔찍하고도 서글픈 아이러니다 여성이 출산 휴가를 2주일을 받든 2일을 받든 2년, 아니 20년을 받든 모두가 전적으로 지지해주어야 한다 선택에는 항상 기회비용이 따르게 마련이고, 자신이 내린 결정에 완벽하게 만족하는 여성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상기시키는 사람을 대하면 무의식..

독서기록/여성 2021.10.16

82년생 김지영ㅣ조남주ㅣ열풍이었던 그 책

여자들이 왜 이 책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는지 알겠다. 왜 지금 뜨거운 책일 수밖에 없는지 알겠다. 이 책이 세상에 나왔는데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은 게 아니라서 다행이다 과하다 싶은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 또한 누군가는 분명 겪은 일이겠지) 나도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생활에서, 직장인으로서... 내가 직접 겪은 것, 내 주변 사람들이 겪은 것, 뉴스에 나온 것... 그리고 내가 겪어보지 않은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이게 내가 겪어야만 하는 일이라면 나는 저렇게는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 이 책의 모든 에피소드를 대한민국의 모든 여자가 겪진 않았겠지만 그러니까 한 여성에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고 보긴 힘들 수도 있지만 그랬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다큐 같..

독서기록/여성 2021.10.14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ㅣ이다혜ㅣ눈물 쏟으며 읽은 책

와닿는 구절이 많은 책이었다. 와닿는 정도를 넘어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표현을 많이 만났다. 단숨에 읽었다. 책도 영화도 많이 보고 생각도 많이 하는 40대 비혼 여성이 쓴 책이다. 읽다가 어머니에 대한 글에서는 펑펑 울기도 했다. 내 어머니, 그리고 내 아버지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내가 여자라는 것은 숙명이다. 저자가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한 혼자 여행 / 내 취향 대로 책 10권 읽기 / 돈 벌기 세 가지 다 이미 해봐서 뿌듯하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나 자신의 경험과 사회에 대한 시선을 담아 책을 내고 싶다. 책에서 추천하는 것처럼, 매달 내가 번 돈의 조금씩이라도 내가 원하는 곳에 기부를 해야겠다. - "당신 자신을 당신의 딸이라고 한번 생각해보세요." 나 자신이 딸이었던 기억,..

독서기록/여성 2021.10.09

나쁜 페미니스트ㅣ록산 게이ㅣBad Feminist

오랜 예약 후에 드디어 받아본 책이라 그런지 열심히 읽었다. 하루에 몇 시간씩 읽기도 하고..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페미니즘의 정의라든가 대중문화에 대한 엄청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겨 있지는 않았지만..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좋은 점과 나쁜 점 양측면을 다 보려는 게 현실적?이었다. 자기 욕망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을 나쁜 페미니스트라 하는 게 공감 갔다. 이 책은 나에게 어떤 정답을 제시해 주지는 않았다. 그냥 다만 여자로서, 여자로 사는 것에 대해 관심을 계속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젠더 외에도 인종의 관점에서도 보는 시각을 배우게 된 것 같다. 영화를 볼 때도 제작자에 무조건 우호적으로 보지 말고 (사상적으로) 비판적으로도 볼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조언하는 이가 누..

독서기록/여성 2021.10.09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ㅣ우에노 지즈코ㅣ명료한 책

느꼈지만 깊이 생각해보거나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들이 글로 표현되어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정말 내 안의 큰 발견과 큰 깨달음과 시원함과 찝찝함을 동시에 준 책인 것 같다 .. 여학교를 나와서 이성애적 제도에 들어섰을 때 순진했던 내가 느꼈던 감정들..과 그 제도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집착했던 다이어트와 식이에 대한 스트레스.. 다른 친구가 나를 윙걸로 이용하는 것 같다고 했던 친구의 말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자들이 어리고 예쁜(젊고 아름다운) 그리고 학력이나 직업은 모르겠는 여성과 결혼한 많은 사례에서 느낀 위화감.. 남성이 승인을 부여하는 자의 위치에 있음을 몸소 느끼고 그것에 부응하기 위해 내 스스로를 달리게 했던.. 타인의 외모 평가에 내 하루의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

독서기록/여성 2021.10.07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ㅣ크리스티안 자이델ㅣ남자가 여자로 살아보고 쓴 책

남자의 바람기, 남자가 여자를 정복하고 끌어당기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남자가 진짜 자신을 알지 못하기 때문, 여자와 여성성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한 권력의 문제로 생각하는 저자. 그리고 저자가 남자로서 들려주는 남자의 속내는 도덕적이지 않았다. 그게 내면의 여성성의 추방에서 비롯된다는 것일까? 여자로 사는 것도 피곤한 일이지만 남자로 사는 것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고정된 성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그렇게도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는 걸까? 내 안에 남성성이 있다면 그것을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이다. 에리히 프롬의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나의 존재는 안에도 겉에도 있었을 터다. 내 좀재를 내적 가치에서 찾으려 했던 나의 자기이해가 궤변이었을까? 존재는 외적 가치와 연결되었을까..

독서기록/여성 2021.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