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47

덕후 여자 넷이 한집에 삽니다ㅣ후지타니 지아키ㅣ쉐어하우스의 모습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덕질하는 취미를 가진 친구 넷이서 쉐어하우스를 하게 된 계기와 일상을 소개한 책이다. 요즘 가족이라는 제도, 주거의 형태 등에 관심이 있다 보니, 책 제목을 보고 지나칠 수 없었다!책은 매우 현실적이고 소소하면서도 재미있었고, 결국 쉐어하우스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선을 지키는 예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인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정이 없다, 친밀하지 않다고 해석하기보다는 나를 위해 신경써주는 거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은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부부가 함께 사는 가족의 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결국은 인간 대 인간의 관계이니까, 가족이라고 편하다고 내키는 대로 막 대하기보다는, 친한 친구나 회사 사람들 앞에서는 하지 않을 행동이라면 함께 사는 사람 ..

독서기록/여성 2024.09.08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ㅣ김영우ㅣ40대에 깨달은 가부장

40대 남성이 쓴 에세이인데, 소개를 읽어보니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 평범과 평균, 간혹은 그 이하를 오가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평생 비주류, 2군, 무명씨였다. 그런 줄 알았는데 가부장제만큼은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너무나 편하고 안전하게 살아 왔음을 뒤늦게 깨닫고는 당혹감과 부끄러움과 억울함에 몸 둘 바를 모르고 있다.   40대에 이런 각성을 하다니..! 진짜 희귀하지 않나? 너무 궁금했다. 그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책 표지는 밝고 유머러스할 것 같은 느낌인데 무겁고 비극적인 내용도 담겨 있어서 사람 살아가는 게 참 기쁜 일만 있을 순 없구나 싶었다.요즘 에세이를 읽으면, 이렇게 실명으로 자신의 삶을 ..

독서기록/여성 2024.09.06

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ㅣ가키야 미우ㅣ딸을 결혼시키려는 부모의 대리 맞선기

가키야 미우 작가에 대해서 처음 알았는데, 여성의 관점에서 매우 현실적인 주제로 소설을 쓰는 작가인 것 같다. 제목만 보고 읽어봐야겠다 했던 의 작가였다. 이 책도 제목 때문에 안 읽을 수가 없었는데 컨셉은 28살 딸을 필사적으로 결혼시키려고 엄마가 대리맞선을 보러 다니는 것이 큰 줄기로, 결혼과 이혼을 둘러싸고 갖가지 상황의 인물들이 현실적으로 소개된다. '여자는 이러이러 해야 해, 결혼은 이러이러 해야 해.'라고 주장하는 책이라기보다, 지금 여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따라서 진보적이라기보다는 지극히 현실적이지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는 정도?  흔히 결혼의 이유가 되는 것(즉 결혼을 통해서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왜 꼭 결혼이라는 형태여야 하는가, 왜 결혼과 출산..

독서기록/여성 2024.09.05

암컷들ㅣ루시 쿡ㅣ암컷에 대한 편견 벗어나기

동물의 세계에 대해서 지식이 거의 없다. 찰스 다윈이 이 얼마나 역사에 위대한 획을 그었는지 정도만 여러 책에서 언급하니 어렴풋이 알고 있는 정도다. 앞으로 계속 공부해야 할 분야다.  궁금증 : 생명체가 진화에 유리한 방향으로만 진화한다는 것은 불변의 대진리인건가? MBTI도 그렇거니와 여성과 남성을 성별의 고정된 틀에 딱 가두는 생각도 경계해야겠다고 배웠다. 귀엽고 순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고래에 대한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  정자는 작고 양이 많지만 난자는 크기가 크고 수가 제한된다. 그래서 수컷은 방종하고 암컷은 까다롭고 정숙하다는 말이다. "과도한 교미는 실제로 암컷에게 큰 비용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반면 수컷은 아무리 많은 암컷과 교미해도 충분하지 않..

독서기록/여성 2024.07.09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ㅣ이슬기 서현주ㅣ나의 문제의식을 책으로 만들어준 사람들

몇 달 전 친구가 '부자인 친구를 둔 것과 가정의 소득이 직업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이런 주제의 영상을 보내줘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관심 있는 주제다 보니 많은 의견이 떠올랐는데 그 중의 일부가 다음과 같은 문제제기였다. 해당 영상은 '왜 가난한 아이가 돈을 많이 벌기 어려운 직업을 선택하는가?'에 대하여 미국 명문사립대 내의 재학생 간 비교를 하지만,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느꼈던 건 비수도권의 여자 아이들 중 참 똑똑한데도 꿈이나 그릇이 작고 쉽게 만족하는 아이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선택하는 직업도 꽤나 한정적이었는데, 교사 공무원 공공기관. 이러한 직업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성적이 매우 우수하고 똑똑한 아이들인데도 직업을 선택할 때 오직! 직업안정성만을 따지고 보수적으로 보는 ..

독서기록/여성 2024.03.13

인생샷 뒤의 여자들ㅣ김지효ㅣ기대를 뛰어넘은 책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를 뛰어넘은 책이다. 똑똑한 젊은 여성이 쓴 글은 이렇게나 재밌고 와닿는다. 제목에서 유추되듯이 SNS 특히 인스타를 통해서 젊은 여성으로 살면서 겪는 갈등과 모순과 진짜 미묘한 감정들을 캐치하고 깊게 통찰한 책이다. 청년 여성들이 얼마나 본인 감정과 인생을 SNS에 스스로 내다바치고 있는지 적나라해서 책에 나오는 광적인 수준으로 인스타에 집착한다는 건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마냥 인생샷을 비판하는 책이 아니고 굉장히 입체적이고 풍성해서, 너무나 생생한 여자들의 생각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작가랑 친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똑똑하다. 현실의 여자를 연구하는 젊은 여성학자라서 앞으로의 저술도 기대된다. 작가 본인은 보수적인 개신교인이었는데, 페미니즘을 접하고..

독서기록/여성 2024.02.27

가녀장의 시대ㅣ이슬아ㅣ유쾌한 맞말

난 무해한 사람이 좋다. 이 책에 나오는 슬아가 가녀장으로 살 수 있게끔 가부장의 자리를 내려놓은 아버지,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어머니는 무해한 사람들이다.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어머니 캐릭터는 당근을 하면서도 자기 신상(낮잠출판사의 직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조금이라도 유명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그 이유가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나에게도 있는 면이라서 공감이 갔다. 나는 익명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자유가 최고다. 180)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것을 기억해낸 슬아의 마음엔 산들바람이 분다. 관심받고 있다는 착각, 주인공이라는 오해를 툴툴 털어내자 기분좋은 자유가 드나든다. 286)엄마, 오해는 필연이야. 괜찮아. (악플을 ..

독서기록/여성 2023.11.10

비바, 제인ㅣ개브리얼 제빈ㅣ필력의 힘으로

친구가 읽고 있다고 해서 어떤 내용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나도 읽어봤는데 공교롭게도 소재가 불륜이었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개인적으로는 반박하고 싶은 게 많지만, 그럼에도 거의 400쪽에 달하는 책을 이틀 만에 완독할 만큼 필력의 힘이 있는 작가였다. 책을 다 읽은 후 친구와 얘기를 나눴는데 친구도 어떤 팟캐스트에서 필력 좋은 작가로 소개해서 읽어보게 됐다고 한다.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볼 생각이다. 여자와 남자가 같이 잘못을 저질렀는데, 어째서 남자는 잃는 게 하나도 없고, 여자는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져야 하냐는 문제에서, 남자가 잃은 게 없다는 게 문제라고 해서 여자도 아무것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라면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상대편도 잃어야 하는 거지. 실수는 실수였고 남들이 주홍글씨를 박더..

독서기록/여성 2023.10.29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ㅣ마스다 미리ㅣ수짱 시리즈 5권 완독

라는 일드가 재밌어서 찾아봤더니 원작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였다.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왔었지만, 당시 너무 바빠 읽지도 못하고 그대로 반납했었다. 그 후로 다시 찾아보지 않다가 이번 기회에 읽어보자 싶어서 대표작 수짱 시리즈 5권을 다 읽었다. 1권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2권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3권 아무래도 싫은 사람 4권 수짱의 연애 5권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7년 만에 나온 신작이자 수짱 시리즈 완결편) 그런데 내용이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일본이 결혼에 대한 여성의 집착, 경제적 의존성이 유독 큰 나라이기도 하고 거의 15년 전인 2009년부터 나온 시리즈라 더더욱 지금의 내가 보기엔 '....???' 싶은 사고방식이 많이 나온다..

독서기록/여성 2023.10.22

에이징 솔로ㅣ김희경ㅣ중년 여성 1인가구들의 생생한 이야기

1인가구가 많다고는 하지만 1인가구로 오래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바로 윗세대만 하더라도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사는 게 지극히 일반적이었고 그래야만 한다는 사회적 압박도 심했으니까. 이 책은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1인가구로 살아온 중년 여성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함께 저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참고로 저자는 결혼 후 이혼을 함으로써 1인가구로 살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한국이 정말 가족중심적인 사회라는 걸 실감했다. 하지만 내 세대에서는 다를 것이다. 특히 노후라면 40-50년 후의 이야기니 지금과 얼마나 천지개벽 수준으로 인식과 사회 제도가 다를까. 비혼도 많아지겠지만 이혼도 많아질 것이다. 느낀 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기 보다는, 돈이 많아야 하고 건강..

독서기록/여성 2023.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