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47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ㅣ박정훈

제목이 강렬해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남성에 심리에 관한 책이 아니고 남성이 쓴 페미니즘 책인데, 맞말 대잔치에 통찰력이 정말 좋다. ​ 책을 읽는 덕분에 내 언어와 생각을 늘려갈 수 있다. ​ 많은 남성은 여성혐오를 규탄하는 분위기에 대표적으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나는 아니야” (일반화하지 말라 /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책임은 윗세대에게 있다) 또는 “여자들의 남혐은 더하다” (흠.. “나는 아니야” 라면 페미니스트여야 말이 된다 & 남혐보다 여혐이 더 심하고 역사적이란 건 말해 뭐해 수준이고..) ​ 현재 20대 남성이 겪는 어려움이 또래 여성이나 페미니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 남성이 감지하지 못했던 젠더 권력과 이로 인한 차별이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독서기록/여성 2022.01.01

네, 저 생리하는데요?ㅣ오윤주ㅣ생리일기

300쪽에 달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나보다 연상의 여성이 썼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나보다 연하의 여성이 쓴 것 같다. ​ ‘맞말’이 많은데 여기 다 옮기지는 못했다. 워낙 생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충격적일 정도로 새로운 정보는 없었지만 거의 다 공감가는 얘기였다. 이제 을 읽어봐야지. 그 책은 생리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내 가까운 친구들의 생리 경험도. ​ 나는 꽤 예전부터 간단하게나마 증상 위주의 생리일기를 써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쓸 생각이다.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글이든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내 자신과, 내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진짜 나의 생각..

독서기록/여성 2021.12.31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ㅣ이반지하ㅣ예술가의 에세이

친구 추천으로 읽었다. 친구한테 왜 추천했냐고 꼭 물어봐야지. 나는 감당하기 버거운 예술가적 기질이 풍부한 사람..이신 것 같은데 친구에겐 어땠는지 너무 궁금하다. 부모가 서로를 목 졸라 죽이려는 장면을 목격하고, 고등학생 때 인터넷에서 아저씨들을 만나 자고, 손목을 긋고, 재수해서 서울대 갔지만 졸업 후 고정적인 직업 없이 이 일 저 일 전전하고, 레즈비언이라는 소수자 성 정체성, 수면제를 먹고, 우울증에.. 객관적으로 비극적이다. 오죽하면 스스로를 숙련된 정신병자라 일컫는다. 하지만 유머리스트라는 소개처럼 글에 재간이 살아있음. 그리고 앞으로 더 잘 되실 것 같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겪은 인간들에 대한 글, 튀김에 대해 쓴 글은 진짜 너무 웃겨서 현웃 터졌다. 호텔 조식 뷔페 알바하면서 만난 인간..

독서기록/여성 2021.12.23

3n의 세계ㅣ박문영ㅣ어느 30대 한국여자의 분투기

많은 일을 겪으며 살아오셨다는 생각이 듬. 그래서 작은 자극에도 크게 반응하는 부분도 있는 듯. ​ 글이 쉬운 듯 하지만 쉽지 않은 부분도 많음. ​ 88쪽) 출산과 미출산을 각각 사계절과 가을에 비유한 대목 ​ 101쪽) 사람 일은 모르며, 마음은 억지로 잡을 수 없고,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매일 늘어난다. 에너지는 흐르고 모든 관계에는 입구와 출구가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알 수 없는 영역은 드넓다. ​ 104쪽) 여성의 흡연 ​ 123쪽) (생리통 완화 관련) 식품을 플라스틱 그릇 대신 유리나 사기에 보관하는 방법도 꽤 유효했다. ​ 143쪽) 아름답고 상냥하며 세심한 남성들이 대륙사슴처럼 눈에 띄지 않는 세상에서 이성애자 여성들의 성적취향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미감..

독서기록/여성 2021.12.07

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ㅣ송해나ㅣ모성은 모두 개별적이다

똑똑하고 주체적이고 생각이 많고 시크한 페미니스트가 쓴 책 임신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됨 배 속의 아기는 그렇게나 걱정하는 사람들이 임신한 여성의 건강과 근무환경에는 어쩜 이리 무관심할까. ​ 우리는 임신의 도구가 아니라 인생의 주체다. ​ 나는 비출산을 조장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여성이 현실을 알고 수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제 인생을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임산부 과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묻지 않으면서, 아기를 위해 담대히 일을 그만두겠다고 상사에게 말하지 않는 나를 지적한다. ​ 나는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인데 임신 후 그만큼 역할을 못 해내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고 출산과 육아 후 직무 지식이 백지가 될까 봐 두렵다. ​ 모성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고 모두 ..

독서기록/여성 2021.12.01

하지 않아도 나는 여자입니다ㅣ이진송ㅣ각자인생 알아서 알아서

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 된 저자인데 신작이 나왔길래 읽음. 사실 는 내용을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반납했었는데, 당시의 나에게는 컨셉(사고방식) 자체가 신선했고 나중에 에서도 추천도서 중 한 권으로 소개됐더라. 이 책은 궁금한 챕터만 발췌독했음 들어가며 / 연애하지 않아도 / 내면의 아름다움에 관심이 없어도 / 여자여자하지 않아도 / 화장을 하지 않아도 / 나가며 다소 너무 나갔다, 과격하다 싶은 의견도 있기는 하지만 유명 TV프로그램이나 영화, 소설, 대중가요 등과 연관시켜 쓴 점이 흥미롭고 내용도 트렌디함 책 마지막에 쓰여있는 것처럼 ‘각자인생 알아서 알아서’ 최초작성일 : 2018. 9. 23.

독서기록/여성 2021.11.11

못생긴 여자의 역사ㅣ클로딘느 사게르ㅣ추함, 그 끔찍한 사회적 낙인

흥미로운 제목. 제목을 통해 내가 어떤 내용을 기대했는지 나도 정확히 모르겠으나 내가 생각한 것과는 좀 다르다. 어떤 주장이 있다기보다는 팩트가 있다. 그리고 그 팩트는 팩트라서 슬프다. 이 책을 읽는다고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래서 뷰티에 있어서도 더더욱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 같다. 이렇게 자료를 파느라 저자가 정말 집요함을 발휘하며 고생했을 것 같다. 보다 자유로운 사회적 관계 속에서 행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늘 매력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걱정을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결국 자신과 자신의 육체를 혼동하게 되었다. 오늘날 여성의 자아존중감은 유혹의 능력이 전제된 주변의 기준에 자신이 부합하는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 여성의 몸은 아름다움의 강령을 철저..

독서기록/여성 2021.11.10

딸에 대하여ㅣ김혜진ㅣ우울하지만 빠르게 읽히는 소설

200쪽 가량 되는 소설인데 몇 시간 안에 읽었다.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우울하다. 비정규직, 성소수자, 독거노인, 요양소, 끝없는 육체노동.. 화자가 60대의 엄마다. 점점 화자에게서 작가가 보였다. ※ 하단 스포일러 주의 끝내 엄마는 딸을 이해하지 못하고 죽기 전에 이해할 날이 올까 생각하며 소설은 끝나는데 그게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30대의 건강하고 튼튼한 몸. 그러나 딸애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걸 가졌는지 알지 못한다. 흥청망청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서 허비하고 또 허비하는 젊은 애들. 나는 밤거리로 쏟아지고 버려지는 매혹적이고 건강한 시간들에 시선을 빼앗긴다. 나는 매사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처럼 굴고 있는지도 모른다. 늙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할 수..

독서기록/여성 2021.10.28

현남 오빠에게ㅣ조남주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ㅣ페미니즘 소설집

“여성의 삶을 정가운데 놓은 일곱 편의 이야기” 1.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 ‘나’를 잃어버리는 연애는 싫다 2. 당신의 평화 (최은영) : 악습의 악순환 3. 경년 (김이설) : 나라면 아들에게 뭐라고 했을까? 4. 모든 것을 제자리에 (최정화) : 재미없다. 너무 은유적이라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서 해설 찾아보고 이해했다 5. 이방인 (손보미) : 여성이 주인공인 느와르..인데 재미없다 6.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구병모) : 가해자는 아니지만 중립적인 척하면서 가해자를 묘하게 옹호하는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 7. 화성의 아이 (김성중) : 유령 개, 로봇, 그리고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여성의 임신 우리가, ‘여성성이 필요할 때에만 등장하고 사라지는 여성이 없는’ 이야기만을 읽는다면 세상에서..

독서기록/여성 2021.10.23

트릭 미러ㅣ지아 톨렌티노ㅣ90년생 언저리 여성이라면 더더욱 읽어보자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다. 이 책이 출간된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추천사에 출판계에서 핫한 언니들이 다 나와서 놀람. 찾아보니 아래 링크의 9년차 여성 편집자가 추천사 써달라고 연락 돌려서 기획적으로 넣은 거였다. 예스24의 [책 짓는 사람] 인터뷰 시리즈 재미있다. 쭉 해주면 좋겠다. http://m.ch.yes24.com/article/view/45964 [책 짓는 사람] 정혜지 생각의힘 편집자 “어렵게 책을 만들고 싶다” | YES24 채널예스 최근 들어서는 자기만족에서 그치지 말자는 생각을 자주 해요. 제가 성격 자체가 자기만족을 잘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책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작업인 만큼 혼자서만 흡족하게 여기는 일 ch.yes24.com 저자 지아 톨렌티노는 88년생이다. 초반부 읽다가 인종..

독서기록/여성 2021.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