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ㅣ박정훈

기로기 2022. 1. 1. 16:34

제목이 강렬해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남성에 심리에 관한 책이 아니고 남성이 쓴 페미니즘 책인데, 맞말 대잔치에 통찰력이 정말 좋다.

책을 읽는 덕분에 내 언어와 생각을 늘려갈 수 있다.


많은 남성은 여성혐오를 규탄하는 분위기에 대표적으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나는 아니야” (일반화하지 말라 /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책임은 윗세대에게 있다) 또는 “여자들의 남혐은 더하다” (흠.. “나는 아니야” 라면 페미니스트여야 말이 된다 & 남혐보다 여혐이 더 심하고 역사적이란 건 말해 뭐해 수준이고..)

현재 20대 남성이 겪는 어려움이 또래 여성이나 페미니즘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하는 것, 남성이 감지하지 못했던 젠더 권력과 이로 인한 차별이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정답이다.

남성을 성적으로 평가하거나 성애의 대상으로 언급하는 일은 여성들에게 굉장히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행위에 가깝다. 공적으로는 사실상 금기시되어 있기도 하다. 반면 남성들에게는 자신의 성욕을 드러내고 여성을 성적으로 평가하고 성경험을 자랑하는 일은 매우 공적인 일이다. 즉 사회생활의 일부다. 군대에서 만난 남자의 절반 정도는 원나잇이나 성구매에 대해 아주 쉽게 떠들었고,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도 별 거리낌이 없었다.

여성혐오를 예술적 영감인 양 이야기하는 올드 보이들의 시대는 끝났다. 여성을 비롯한 약자와 소수자를 비하하지 않아도 예술은 가능하다. 이는 ‘자기 검열’이 아니다. 창작자로서 관습과 편견을 넘어서는 과정에 더 가깝다.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혐오를 거부하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움직임도 늘어날 것이라 믿는다.

성폭행 판결 시 가해자가 동의를 구하려고 했는지가 아니라, 피해자가 얼마나 저항했는지를 중요시하는 법적 관행은 항거 불가능성을 지닌 위력을 간과한다. (박원순 성폭력 폭로 이전에 쓰여진 이 글에서, 박원순과 안희정을 예로 들며 그래도 박원순은 부하직원에게 위력에 의한 갑질(새벽 마라톤)을 사과했다고 했는데 ㅎㅎ 훗날 박원순=안희정이 밝혀졌으니 진짜 코미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