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쪽에 달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나보다 연상의 여성이 썼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나보다 연하의 여성이 쓴 것 같다.
‘맞말’이 많은데 여기 다 옮기지는 못했다. 워낙 생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충격적일 정도로 새로운 정보는 없었지만 거의 다 공감가는 얘기였다. 이제 <생리공감>을 읽어봐야지. 그 책은 생리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내 가까운 친구들의 생리 경험도.
나는 꽤 예전부터 간단하게나마 증상 위주의 생리일기를 써왔고 앞으로도 꾸준히 쓸 생각이다.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글이든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내 자신과, 내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진짜 나의 생각과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글을 쓰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리 첫날이더라도 물속에서는 수압 때문에 생리혈이 흐르지 않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생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글을 쓴다는 것은 나의 생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 솔직해지는 일이다. 나에게 솔직해진다는 것은, 나의 치부와 트라우마와 온갖 추악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줄 안다는 것이다. ... 내가 이토록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 이처럼 어머어마한 고통을 수반하는 글쓰기를 통해 내 자신을 스스로에게 투명하게 내보일 수 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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