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목을 읽고 어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책은 아니었다. 주로 에너지가 중심적인 이야기다. 인간이 화석연료에 엄청나게 의존하고 있고 이것을 급격하게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적으로 대응하자는 게 저자의 강한 주장이다. 내가 에너지에 얼마나 무지한지 알 수 있었지만, 이 책 저 책 읽어봐도 다 의견이 다르니 판단하기 너무 어렵다.
중국, 일본에 비하면 한국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일본식으로 먹으나 스페인식으로 먹으나 수명에 큰 차이 없으니까 먹고 싶은 거 먹으라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글쎄. 평균은 어디까지나 평균이고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 아직까지 명확한 건 없다는 게 핵심 같네.
세계화는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기까지 한 현상이었는데 향후에는 이 흐름도 바뀔지 모른다면 어디까지 내다보고 생각해야 되는 걸까?
사무직이라면 일주일에 이틀은 재택근무를 하면 어떨까. 하루라도. 인간이 이동을 위해 쓰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서 그것을 더 알차게 쓰면 개인도 국가도 윈윈 아닌가.
20년 후는 지금과 얼마나 다른 세상일까? 너무 궁금하다.
주곡, 닭, 채소, 해산물 등 우리의 주된 식량 공급원이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증거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세계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 또 탈탄소화의 가능성을 장담하는 사람들은 이런 근본적인 현실을 무시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쉽게, 또 급격히 변할 수 없다는 걸 알면, 그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고, 그 규모도 모른 체하고 넘기기에는 지나치게 크다.
현대 문명의 네 기둥 : 암모니아, 강철, 시멘트, 플라스틱
현대 경제는 앞으로도 위 네 가지 물질의 공급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 꾸준히 증가하는 세계 인구를 먹이려면 아모니아에 기반한 비료를 공급해야 한다. 또 새로운 기구와 기계를 만들고, 구조물과 기반 시설을 세우려면 플라스틱과 강철과 시멘트가 필요하다. 게다가 태양전지와 풍력 터빈, 전기 자동차와 이차전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질도 투입해야 한다. 이 물질들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데 쓰이는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얻을 때까지, 현대 문명은 이 필수적인 물질을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화석연료에 기본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 인공지능과 애플리케이션, 전자 문서로는 이런 변화를 이루어내지 못한다. ... 우리 삶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은 향후 20~30년 안에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21세기 동안 상태가 나빠진 콘크리트 구조물을 허물거나 교체하는 상황이 전례 없이 대규모로 우리에게 닥칠 것. 특히 중국에서 이 문제가 첨예하게 제기될 것. ... 인구 증가율이 낮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낙후하는 기반 시설을 바로잡는 게 급선무. ... 반면 가난한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기반 시설을 갖추는 게 급함. 예컨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많은 가정에서는 위생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기생충병의 발생을 80%까지 줄이기 위해서라도 흙바닥을 콘크리트로 교체하는 기본적인 작업이 필요.
1990년 이후 가속화한 세계화는 향상된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정치 사회적 변혁을 동반하지 않았다면 그런 세계화는 불가능. 특히 1980년 이후 중국이 국제 상거래에 복귀하고, 1989~1991년 소비에트연방이 붕괴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세계화는 없었을 것. 즉 21세기 들어 20년 동안 이루어낸 높은 수준의 세계화는 필연적이지 않았고,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약해질 수 있다. 그 범위와 속도를 예측하기란 불가능. 예컨대 강대국들의 경쟁으로 빨라질 수도 있고, 세대 간 문제로 느릿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
코로나 이전에 세계경제포럼에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세계를 위협하는 위협의 순위를 발표했는데, 팬데믹 위험은 상위 세 가지 위험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었다. 세계적 의사 결정자들의 집단 예지력이 이런 수준이다.
지구환경에 가해진 위협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와 상관없이, 열대우림의 파괴와 생물 다양성의 상실, 토양침식과 지구온난화에 신속하면서도 보편적으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 이 중 지구온난화가 극도로 까다로운 문제인 정확한 이유는, 온난화가 진정으로 범지구적 현상인 동시에 우리 문명의 기초를 이루는 연료의 연소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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