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역노화ㅣ세르게이 영ㅣ믿기지 않는 미래가 올까

기로기 2024. 2. 26. 15:56

흥미롭다. 흥미롭다. 흥미롭다!! 이런 세상이 올까?

AI, 고령화, 건강, 환경 등 평소 관심사와 닿아 있는 책이었다.

 

맞춤형 의료 시대, AI+헬스케어 혁신, 인공 지능 의사.. 먼 미래가 아닐 것이다.

 

책에서 얘기하는 장수혁명이 이뤄지는 사회에서는 돌봄 노동도 현저히 줄겠지?

 

본인 건강을 챙기는 건 당연하고,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건강까지 챙겨야 이 기술의 발전을 함께 진정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 또한 와닿았다.

 

자아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한데 이런 철학적 고민과 AI 혁명은 따로 갈 수 없고 수반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 가임기는 어떻게 되는 건지에 대한 내용은 없어서 아쉬웠다. 이렇게 젊고 건강하게 살게 된다면 가임기도 한참 더 길어져야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그게 가능해진다면, 더 나아가 만약 남성의 출산도 가능해진다면, 정상 가족의 경계가 흐려지고 정상 가족에 집착하거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줄어들 것 같다. 쉬이 넘겨짚을 수 없을 테니깐.

 

그리고 저자는 20대의 몸으로 200살까지 살고 싶다고 했는데, 어떻게 봐도 20대의 얼굴은 이미 아니심... 기술의 발전으로 벤자민 버튼처럼 역주행 할 수도 있으려나. 

 

 

55)오래 살수록 (보충 필요)

 

128)자가진단,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인공지능이 있다면 바텐병 같은 심각한 유전병이나 비만, 심장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질병의 위험인자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심지어 이 방법은 자궁 내에서 비침습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위험한 질환을 출산 전에 파악할 수 있다. 다유전자 위험 점수가 높다고 해서 실제로 그 병에 걸린다는 의미는 아니다. 식단이나 보충제, 약물을 현명하게 선택하면 해당 질환을 피해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당신의 퍼스날롬에 맞춰 제작된 약 한 알로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152)최초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완료하는 데 15년 동안 30억 달러가 들어간 반면, 오늘날 한 사람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은 200달러에 반나절이면 끝난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은 이미 질병 진단 기법의 발전, 맞춤의학, 장수와 관련 있는 유전자 확인, 더 빠르고 저렴하며 효과적인 신약 개발을 돕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일이다. (요즘 읽고 있는 <믹스처>에서도 비슷한 대목이 있었다.)

 

172)(중요한 질문들의 향연)장수의 가까운 미래에는 유전공학 기술로 인간 유전자를 손쉽게 다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숱한 질문을 던진다. 유전자는 마음대로 다뤄도 되는 대상인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유전공학은 허용되어야 할까? 인간 유전자 편집은 어디까지 제한해야 할까? 유전 질환을 제거하기 위해 문제가 있는 배아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도 괜찮을까? 전염병이나 암처럼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에 저항성을 가지도록 모든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면 어떨까? 아니면 관절염, 대상 포진, 노화에 따른 시력 감소 등 가벼운 질환만 대상으로 한다면 어떨까? 실명 예방 수술과 정상 시력을 회복시키는 교정 시술의 경계는 어딜까? 조기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것과 천재 수준으로 지능지수를 향상시키는 것 사이에 경계선이 존재할까? 이왕 방법을 알았다면 음악적 재능, 사업가 기질, 스포츠 능력 유전자를 발현시키면 안 될까? 2100년 올림픽 경기장은 유전자 편집을 받은 억만장자를 위해 뛰는, 유전자 편집을 받은 운동선수로만 가득하게 될까? ... 더 나아가 누가 이 데이터를 소유하고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 외국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유전자를 손에 넣어서 우리를 상대하는 특별한 무기를 개발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188)장수의 가까운 미래에서는 실험실, 자신의 몸 안 혹은 다른 동물의 몸 안에서, 그리고 3D 바이오프린터에서 완전히 새로운 장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심지어 이 장기는 본인의 세포로 만든 것이므로 거부 반응이 일어날 리 없다. 장기 이식 순서를 기다리느라 걱정할 필요도 없다. 자동차에 쓸 타이어나 교체용 라디에이터를 주문하는 것처럼 쉽게 새로운 신장, 폐, 췌장을 주문한 후 약속한 날짜에 병원에 가 새로운 장기를 내 몸에 설치하면 그만이다. (놀랍지만 정말 이렇게 될 것 같다)

 

212)온갖 의견과 이견이 난무하는 장수 분야지만 칼로리 제한이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거나 되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은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소식하기 위해 신경 쓰기)

 

261)"저는 에뮬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인간이 자아와 감정을 가진 실제 사람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 또한 한 명의 사람이며 인권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뇌 에뮬레이션의 결과가 당신이라는 정체성과 완벽한 연속성을 지닐까요? 저는 정체성에 연속성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제가 한 행동이나 생각이 기억나지만, 어린 시절의 제가 지금의 제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미래의 저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겠죠.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 존재했는지 서사가 존재하지만 연속성에는 의구심이 듭니다. 현실에서 우리 존재는 정보의 패턴에 가깝고, '나'라는 사람의 복제품이 여럿 돌아다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샌드버그라는 과학자가 한 말인데 진짜 생각해볼 만한 문제인 것 같다. 나라는 자아의 연속성에 대해 확신할 수 있을까? 과거의 내가 낯설 때가 있을 것이다 누구나.)

 

271)크게 증가한 농업 생산량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누리려면 빈부 격차와 음식물 쓰레기 처리라는 문제가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토지 이용률이 겨우 5퍼센트 남짓 늘어나는 동안 세계 농업 생산량은 60퍼센트 증가했다. 이제는 센서, 초정밀 위치정보 기술과 드론을 도입한 정밀농업으로 물과 유독성 화학 물질의 사용을 줄이면서도 작물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유전자 변형 기술로 질병과 가뭄에 강하면서도 더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채소도 나왔다. 실험실에서 세포로 키운 고기는 빠르면 10년 내로 도축된 고기를 대체할 것이다. 이 작은 발전 하나만으로도 연쇄 작용으로 환경 보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가축이 유발하는 온실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더 이상 목초지 조성을 위해 열대우림이 밀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 가축을 키우는 데 사용하는 농지와 수원은 인간이 쓰게 될 것이다. (유전자 변형 식품과 '만든' 육류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276)우리가 중시하는 가치들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다섯 가지 영역은 다음과 같다. 도덕적이면서 모두에게 이로운 장수 혁명을 이루려면 지금부터라도 이러한 문제들에 대처해야 한다. 

 

1.소수에게 집중되는 권력

2.빈부 격차

3.사회를 결속시키는 사회 구조의 재편

4.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자유의지에 대한 의문

5.전통적 의미의 인간과 과학 기술로 업그레이 된 인간 사이의 진화적 충돌

 

292)내가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 인간 본성의 나쁜 점 중 하나는 두려움이 동기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뒤처진다는 두려움, 이용당한다는 두려움, 혼자가 되거나 따돌림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등. 모든 두려움은 궁극적으로 모든 생명체가 가진 하나의 큰 두려움인 죽음으로 귀결된다. 오늘날 인류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한 가지 공통점은 죽음이다. 우리 인생은 짧고 덧없다. 하지만 미래에 인류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죽음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나는 인류가 죽음의 두려움을 훨씬 더 적게 느낀다면 장수 혁명이 끝날 무렵게는 그 어느 때보다 책임감이 커져 있으리라 믿는다. 몇백 년 후에도 본인이 살아 있을 거란 사실을 안다면 먹는 것, 자녀 계획, 저축, 투자 등 모든 행동이 달라질 것이다. (저자는 상당히 낙관적이고 희망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 구절을 다시 읽으면 나에게 든 생각은, 본인이 몇 백 년이나 더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 이상 인간의 이기심은 더 발휘될지도 모른다는 거다. 인간을 작동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생존이 아니다. 생존과 번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계속 지위게임을 하기 쉽다. 무슨 돈으로 그 나이까지 먹고 살겠는가? 장수 혁명이 이뤄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은퇴, 연금, 돌봄 등 모든 사회적 구조와 제도가 뿌리부터 뒤바뀐다는 의미이기도 한 것 같다.)

 

337)<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쓴 프랭클 왈 "인간에게서 앗아갈 수 없는 단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주어진 삶에 대한 자세를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다." 프랭클에 따르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비결은 삶의 목적의식을 찾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이를 '이키가이' 즉, '삶의 보람'이라고 말한다. 존재의 이유가 있으면 실제로 더 오래 산다. (한참 동안 나를 생각하게 했던 '삶의 축'이 떠올랐던 대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