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승려와 수수께끼ㅣ랜디 코미사ㅣ책을 읽는 건 금방이지만

기로기 2023. 11. 9. 01:43

여기저기서 추천받았던 책이다. 왠지 어려울 것 같은 제목과 달리 책은 금방 읽는다.

읽은 후 자기 인생을 고민해야만 의미가 있는 책이다.

 

원서가 2000~2001년에 나온 책이라 배경은 인터넷 기업 붐 당시인데 지금 봐도 배울 게 있다.

완전히 소설은 아니고 저자 본인 이력에다가 '레니'라는 가상의 인물만 집어넣은 것 같다.

 

창업을 하려는 젊은이 '레니'를 만나며 조언하는 이야기인데, 창업 뿐 아니라 투자에도 도움되는 말들이라 느꼈다.

결국은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관점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잘 맞았다. 

내 마음에 귀 기울이고 실력을 키우면서 최대한 그것을 고수하는 것.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은 계속 나중으로 미루면서 사는 나쁜 버릇.

대부분의 사람은 그렇게 살 거고, 심지어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에 의문조차 품지 않은 이도 많을 것이다.

진짜로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사람도 태반일 것이고.

 

길은 하나가 아니다. 의무감보다 중요한 건 나의 마음이다. 나는 자유를 원한다.

지금 그 자유를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고, 그러면서 누리는 어떤 종류의 자유들 덕에 행복하기도 하고

나만 잘하면 되는 이 상황이 좋다.

이렇게 내 맘대로 살아도 되는 것에 감사하다. 내 맘대로 살고 싶다.

 

달걀을 1미터 아래로 떨어뜨리되 깨뜨리지 않는 방법?

처음 생각난 건, 밑에서 누가 손으로 받쳐준다. (동료)

두 번째 생각난 건, 용수철에 달걀을 끼워서 떨어뜨린다. (적절한 도구)

저자의 답은 1.5미터 위에서 떨어뜨리면 된다는 거였다.

그 의미란 내가 느끼기엔, 그만큼 실력을 키워서 고수가 되면 될수록 어려운 일도 쉽다는 뜻으로 다가왔다.

1미터에서 1.5미터로 레벨업을 하면 가뿐해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레벨에 따라서 엄청 복잡해보이는 일도 척척 가볍게 하는 것 같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이 쉬운 일을 저렇게밖에 못 하다니 싶을 수도 있을 거다. 

 

물론 실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운이 따라줘야 한다. 그럼에도 계속 실력을 키워서 승률을 높여야 한다.

잘 되면 내가 잘 한거고 안 되면 남탓하는 마인드는 하나도 멋지지 않다.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를 사서 규모를 늘리느냐 or 회사를 매각하느냐 or IPO를 하느냐 등 여러 갈래의 해결법이 있는 게 흥미로웠다.

 

62)틀을 벗어나 꿈을 좇는 사업가와 이민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나는 믿음에 모든 것을 거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세상은 변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불가능한 상황에도 미래에 베팅을 한다. 영웅이란 이런 게 아닐까?

 

97)내 경험상, 만약 돈 때문에 이 일을 시작한다면 닭 쫓던 개 신세를 면치 못할 겁니다. 돈은 결코 그렇게 따라오지 않아요. 뭔가가 더 있어야 합니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때 나를 지켜줄 만한 목적의식 같은 것 말이죠. 실패하더라도 이 일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단 말입니다. (요즘 내가 한참 고민하던 '삶의 축'과 비슷한)

 

115)어떤 사람에게는 단순히 구름 낀 날씨가 다른 사람에게는 우산을 팔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법이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알아채는 습관. 고수와 하수의 차이가 여기서 나더라.)

 

148)무언가에 기꺼이 평생을 바치려면 어떤 요소를 갖추고 있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고, 그때 비로소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걸 깨닫게 된다. (인생 계획이나 무슨 일을 할 건지 정하는 건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세상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하지만 내가 평생을 하고 싶은 어떤 것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 자연스럽게 인생이 이어질 것.)

 

150)의지와 열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열정이란, 저항할 수조차 없이 어떤 것으로 당신 자신을 끌어가는 것. 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 만약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 차이를 알 수 없다. 조금이나마 자기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어떤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열정이 아니며, 일정 수준의 몫이나 보너스 또는 회사를 매각하여 현금을 벌고 싶다는 욕심도 열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따라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의지에 가깝다. 

 

205)당연히 사업이란 돈에 관한 일이다. 사업을 만들어 내는 동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성공을 하려면 사업은 사람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나 역시 그 교훈을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213)나는 이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목표를 달성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훌륭한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가 기회를 만들어 일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이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애플에 회사 매각하고 큰 돈 받고 엑싯 성공 파티하면서 쓸쓸했다고 하면서 한 말. 그만큼 동료애와 성취감을 느끼면서 일했다는 거겠지.)

 

248)실리콘밸리는 사업상의 실패에 대해 너그럽다. 하지만 어리석음과 게으름, 불성실에 대해서는 벌을 내린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시장의 변화와 경쟁업체의 변화, 혹은 과학기술의 변화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불가항력적인 사업상 실패에 대해서는 용서한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 사업이 실패한 이유다. 합당한 이유로 실패한 사업은 오히려 풍부한 경험을 쌓고 또 다른 사업의 기회를 갖는 계기가 될 것. ... 외로운 승자들이 선물하는 배당금은 모든 패자가 잃은 금액의 10배에서 100배에 달한다. 이제 벤처캐피털 사업과 실리콘밸리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알겠는가? (바벨 전략이 생각나는 대목)

 

252)단순히 행운과 함께 오는 성과가 아니라 얼마만큼 실력을 발휘하느냐를 성공의 척도로 삼아야 한다. 외부 여건을 통해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껴서는 안 된다. 사업으로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가 아니라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그 토대를 두어라. 

 

254)가장 큰 위험부담은 미래의 행복을 위안으로 삼으면서 하고 싶지도 않은 일에 평생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285)다른 사람이 그린 지도와 걸어간 땅을 따라가는 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건 내 여행이었고, 내 인생이었으며 나만의 여정이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