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수록 인사이트가 가벼운 책. 겉핥기에 가까움.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사상의 인용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빨리 읽을 수 있으니 이 주제나 마케팅, 브랜딩 등에 관심이 있다면 슥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책의 제목이자 주제인 ‘프로세스 이코노미’가 그래서 뭘까? 라고 하면 한줄로 대답하기 어려울 맞큼 광범위한 의미로 느껴졌다.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갖다붙이기 나름’인 것 같기도 하고..? 과정에 팬/고객이 참여하여 결과물이 나오기 전부터 돈을 버는 것. 결과물이 완성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사람들이 더 신경쓰고 윤리적으로 소비하려고 하는 것. 사람들이 공감하고 참여하고 싶어하는 브랜드.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들 등등. 책에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과 공유하면서 오리지널 가치를 창출해내는 새로운 프레임”
책에 BTS 사례가 나오긴 하는데 그 사례가 소개되기 전부터 요즘 K팝 소속사에서 팬들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이 딱 떠올랐다. 끊임없는 떡밥과 실시간 소통으로 팬텀 이탈을 막으며 유입을 점점 더 크게 키워가는 방식. 아티스트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두고 방송국이나 다른 출연자의 도움 없이 자컨(자체 컨텐츠)을 계속해서 만들어 활동 공백기에도 공개하고, 뮤비 하나를 찍으면 예전엔 뮤비만 공개하고 말았다면 요즘은 그 준비과정, 현장 비하인드, 공개된 뮤비를 보고 리액션하기 등 예전 덕질과는 떡밥의 양과 차원이 다르다. 심지어 응원법까지 아티스트가 직접 완곡으로 불러서 올리는 거 보고 정말 팬들을 동참시키기 위해 뭐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리슨 앱 출시한 거 봤을 때도 정말 싸게 큰 돈을 꼬박 꼬박 벌기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냥 아티스트와 팬의 1:다수 카톡이나 다름 없는데 팬 입장에서는 1:1로 느껴지게 만들어놨음. 메시지, 사진 몇 번 보내는 걸로 매달 꼬박꼬박 현금흐름 창출하기 최고다. 앞으로 팬 마케팅이 어디까지 갈까 기대가 된다.
프로세스 이코노미 관점에서 보면 워너원이나 임영웅도 바로 앨범 출시를 (아웃풋만 공개) 한 게 아니라 오디션 여정의 그 모든 과정을 시청자가 동참하고 내 손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거고. 책에 사례로는 안 나오지만 이케아 가구도 조립이라는 행위로 브랜드에 동참시켜 애착을 키우게 하는 거고.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아웃풋 이코노미의 세계도 존재하니까 그냥 이런 흐름이 또렷해지고 있나, 앞으로도 강해질까 어떨까 생각해 보면 될 것 같다.
41)개인의 정체성을 보장해주던 가족, 이웃, 회사라는 세 가지 소속처가 모두 제 기능을 상실한 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욕구를 전통적인 공동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게 되었다.
219)가라카와 야스히로 왈, 목표를 향해 최단 거리로 움직여서 효율적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내면에서 샘솟는 무언가에 이끌려 인생을 즐기면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떠돌이 개미야말로 최첨단 방식으로 일하는 것. 앞으로의 사회는 성과를 내거나 숫자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는 호기심에 이끌려 정처 없이 놀면서 떠돌아다니는 사람들에 의해 변화한다.
239)크라우드 펀딩은 소액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라기보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위헌 지지자를 모으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마켓 4.0의 시대에는 자금을 확보하는 것보다 사람을 확보하여 팬덤을 만드는 게 더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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