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는 예전부터 자주 이름이 들려서 읽어봐야겠다 하고 있었다.
<맡겨진 소녀>를 먼저 읽을 줄 알았는데 책자판기에 이 책이 있어서 읽게 되었다.
아주 좋았다. 짧은 이야기인데 문체가 사람을 끌어당긴다.
은유적이면서도 친절하게 많이 풀어서 설명해주기도 한다.
책을 읽고 좋아서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도 읽어봤는데, 신앙이 있는 어떤 분이 쓴 리뷰가 있었다.
굉장히 잘 쓴 글이었는데, 미시즈 윌슨이 신앙심이 미지근한 사람이었다는 설명에 대해서 짚은 부분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작가가, 신앙적인 수녀들이 악행을 저지르고 신앙 없는 사람이 사랑과 자비를 베풀었던 걸 대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설정한 것이라 보는 게 적절할 것 같은데,
'그런 묘사와는 달리 신실한 신앙심을 지닌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쓴 것을 보고 놀랐다....
사람은 정말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구나.
문학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 오롯이 독자의 몫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과한 접근 아닌가 싶었다.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 꼭 신앙에서만 우러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얼마전에 영화로도 개봉했는데, 킬리언 머피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영화도 보고 싶다.
작가의 다른 책도 다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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