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ㅣ손웅정ㅣ인생을 대하는 자세

기로기 2024. 7. 16. 15:45

예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인데 미루다가 정신상태가 해이해진 것 같고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에 읽었다.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은,

뜨겁다. 마인드가 정말 멋있다. 소신이라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이구나. 진정성이란 게 이런 거구나.

이 분의 업적과 열정 발 끝에도 못 미치지만 추구하는 삶의 태도와 결이 나와 비슷하다.

 

먼저 정리하고 싶은 것은 부모로서의 교육관이다.

요즘 책을 보면서 '인간에게는 환경이 중요하다'라는 사실을 크게 느끼면서

그것을 '경제적으로 넉넉해야 한다'는 것에 가깝게 오인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참된 부모는 돈이 많은 부모가 아니라

1)마인드셋

2)자녀의 재능을 극대화

3)솔선수범

해주는 부모라는 것을 알겠다.

자식의 곁에 있어줄 때와 거리 둘 때를 알고,

자식의 성공을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분리할 줄 알고.

 

특히 인상 깊었던 일화는,

손흥민 선수가 분데스리가 데뷔골 넣은 날 기쁨보다는 두려움을 느끼며 노트북을 가져갔다는 이야기였는데

처음에는 노트북을 왜 가져간 건지 이게 무슨 소린지 이해도 못했다. 그런데 그런 깊은 뜻이...!

상장, 상패도 거의 다 폐기하게 했다는 점에서도 찐으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본질과 내실을 엄청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말이 쉽지, 정말 자식에게 저렇게 엄격하게 할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감탄을 했던 마인드는,

"축구에서는 위를 보고, 삶에서는 아래를 보라."는 것이었다.

이건 진짜 가슴에 새겨야 한다.

보통 인간은 반대로 한다.

삶에서는 자신의 위만 바라보기 바쁜 반면, 자신의 일에서는 탑을 찍을 정도로 노력하진 않는다.

정말 멋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

 

강조하시는 세 가지는 청소, 운동, 독서.

나도 청소를 더 신경써야겠다 싶어 이 책을 읽는 동안 집 정리를 좀 했다.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수납장에 집어넣고 버릴 건 버리기.

그리고 아침마다 일어나서 바닥에 청소기를 돌리는 게 습관이 됐다.

운동과 독서는 말할 것도 없는 중요한 습관이고.

이 책 읽은 후로 독서도 정말 더 열심히 달려서 그 덕에 방치한 블로그도 몇 달 만에 성실하게 다시 방문하고 가꾸고 있다.

 

손축구아카데미의 레슨비가 동네 헬스장보다 저렴하다는 건 이 책을 읽고 손웅정 감독에 대해서 찾아보다가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바로 며칠 후에 아동학대 고소 사건이 일어났고 마음이 정말 안 좋았다.

나는 이 분에게 최소한 축구 교육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입장문에서도 그 마음이 느껴졌다.

여론과 해당 아카데미의 타 학부모들은 손웅정 감독의 편이었다.

고소를 진행한 학부모는 손웅정 감독이 평소 그렇게나 비판해왔던 류의 부모라고 생각된다, 내새끼 그저 귀한.

물론 제3자로서 사건을 쉽게 판단할 수는 없고 손축구아카데미도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보완해 나갈 거라 생각한다.

두 번째 책을 세상에 내놓은 시점에 발생한 이 사건으로 손웅정 감독이 어떻게 느꼈는지 알 수 없지만 쉽게 의지가 꺾일 분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너무 좋아서 요즘 같이 책을 열심히 읽는 선배에게 추천했는데,

자기 고생자랑 같아서 거부감 든다, 꼰대 같다, 대단한 건 알겠는데 난 그렇게 안 살고 싶다

등의 반응이 돌아왔다. 나는 깜짝 놀랐다. 같은 걸 읽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어떻게 보면 너무 꼬인 거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더 대화를 해보니 선배 입장에서는

대학생 때부터 술 먹고 자기 얘기만 주구장창하는 꼰대들에게 너무 데인 개인적 역사가 있어서 거부반응이 심하다고 했다.

어느 정도 이해는 가면서도 사람마다 정말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나처럼 감명 받고 본받아야겠다는 사람이 있을 거고,

너무 빡센 인생이라 이렇게는 안 살겠다는 사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히 기사를 봤는데 몇 년 전 은퇴한 프로축구선수가 일용직을 하면서 여자친구랑 팬에게 사기를 치고 돈 5억을 도박에 탕진했다는 내용이었다. 

똑같이 프로축구선수로 뛰다가 은퇴하고 일용직을 하면서도 인생을 대하는 마인드가 달랐기 때문에

누군가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를 길러내고 본인의 아카데미를 여는 사람이 되고,

누군가는 범죄자가 되는구나.

역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나의 마인드와 리액션이구나.

라고 나는 느꼈지만 역시나 이 사건에 대해서도 선배는 인생에 여러 요소가 있으니 단정짓지 말자고 했다.

그 말도 일리는 있지만, 나는 이나모리 가즈오 선생의 양의 방정식을 얘기하며 반박했다. 계속 공부해볼 문제다.

 

스포츠와 투자에 대해서 최근에 깨달은 게 있는데,

과정이 힘들면 힘들수록 결과가 좋을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투자에서도 몇 년 경험해보니 투자자를 힘들게 하면 할수록 중도포기자, 이탈자가 많아진다.

열심히 하던 사람들마저도 어느 지점에 가면 때려치운다.

그래서 그 결실은 그걸 견디며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으로 계속해낸 사람에게 돌아가고 그런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그 결실도 크고 달다.

스포츠도 유전, 재능, 운, 시대 등 여러 가지가 작용하지만 결국 멘탈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계속 해내고 이겨낸 선수들이 최고가 된다.

내가 이 이상은 못하겠다, 아휴 하기 싫다, 포기하고 싶을 때, 딱 그때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게 비로소 차별화가 생기는 지점이고 그것이 바로 엣지다, 그런 생각을 했다.

나한테는 중요한 발견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기가 원하는 인생값으로 결국은 수렴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너무 당연한 얘기라고? 실천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또 다른 친구가 이 책을 이번 달에 읽고 있는데 어떻게 읽었을지 너무 궁금하다. 토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