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어린이라는 세계ㅣ김소영ㅣ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지는 책

기로기 2022. 4. 22. 14:12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랑스러운 글이다.

그런데 저자가 자살을 구체적으로 생각했을 정도로 오래 묵은 어쩌지 못할 문제란 무엇일까?

41) 점잖게 행동하고, 남에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 그래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는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45)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66) “엄마! 여기 김소 있다. 영만 있으면 선생님인데.”

성심당 튀김소보로 보고 ‘김소’ 있다고 한 애기ㅠㅠ

72) “이 책이 선생님한테 있잖아요? 하지만 다 똑같은 책이어도 이 책엔 제 마음이 있어요.”

101) (어릴 때 단칸방 살던 이야기, 아빠가 육아하는 예능프로) 나는 이 쇼를 보지 않는다. 육아가 거의 전적으로 어머니에게 떠맡겨지는 현실에서 아버지가 아이를 돌본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게 불편하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런데 그보다 큰 이유는 거기 나오는 집들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어린이들도 이 쇼를 본다. 세트장이 아닌, 유명 연예인의 실제 집과 거기 살고 있는 다른 어린이를 본다.

162) 가해자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일을 범행을 정당화하는 데 소비하는 것은 학대 피해 생존자들을 모욕하는 일이다. 학대 대물림은 범죄자의 변명에 확성기를 대 주는 낡은 프레임이다. 힘껏 새로운 삶을 꾸려 가는 피해자들을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예비 범죄자로 보게 하는 나쁜 언어다. … 이런 세상을 나는 계속 미워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이런 세상을 어떻게 저주하지 않을 수 있나.

175) (아기를 낳은 친구에게 놀라는 이야기) 친구가 부쩍 어른스럽게 보이는 한편 나는 조금 쓸쓸해졌다. 친구는 엄마가 되어 어떤 삶의 순환 속으로 들어가고, 나는 그 바깥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방향과 속도가 다른 자리에 나와 친구가 있었다. … 그렇지만 이제는 우리 자리가 떨어져 있다는 것이 예전처럼 서운하지 않다. 언제든지 손 내밀 수 있는 자리에, 잘 보이는 곳에 내가 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213) 노키즈 존이든 노배드패런츠 존이든 차별이다.

226) 어떤 어른들은 어린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울리고 싶어한다. 어린이가 우는 모습조차 귀여워서 그럴 것이다. 그 우는 모습을 반응이라 여기며 즐거워한다. … 좋아해서 괴롭힌다는 변명이 얼마나 많은 폐단을 불러왔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린이를 감상하지 말라. 어린이는 어른을 즐겁게 하는 존재가 아니다. … 세상에는 어린이를 울리는 어른과 어린이를 웃게 하는 어른이 있다. 어느 쪽이 좋은 어른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최초작성일 : 2021.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