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인 인간보다 피도 안 섞인 개랑 도마뱀이야말로 지우, 소리, 채운의 가족이다.
인간에게는 마음 줄 곳, 삶을 지탱하게 하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소설 안에 상처가 진짜 많다. 그럼에도 잘 쓰는 작가들이 그렇듯 따스한 이야기다.
가정폭력 처벌은 더 강화되어야 한다.
아저씨가 지우한테 말하는 “나를 떠나지 말고, 나를 버려라”는 무슨 뜻일까..
몇 번 생각해봤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새를 그렸는데 그걸 본 누가 개를 잘 그렸다고 하는 건 자기 맘을 정확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 걸까?
왜 개도 도마뱀도 결국은... 상실과 상처는 필연인가.
희생은 사랑의 동의어가 아니라는 말 너무 좋았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기 때문에.
사랑하니까 희생도 감내할 때가 있는 거지, 희생이 곧 사랑인 건 아니다.
ㅡ
어둠 속에서 홀로 잠든 지우의 실루엣이나 그림 속에 전부 드러나 있진 않지만 어느 밤 분명 존재했을 어떤 슬픔과 고독까지도. 소리 생각에 용식을 의인화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용식은 지금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거기 그냥 있으면 됐다. 중요한 건 여러 번의 계절을 나는 동안 지우가 용식을 깊이 봐온 것만큼 용식 또한 지우를 계속 지켜봤음을 지우에게 알려주는 거였다. 서로 시선이 꼭 만나지 않아도, 때론 전혀 의식 못해도, 서로를 보는 눈빛이 얼마나 꾸준히 그리고 고요히 거기 있었는지 보여주는 거였다. 그러니까 말이 아닌 그림으로. 그렇게 그저 시점이 바뀐 것만으로 지우가 무언가 알아 챘음 싶었다. 비록 그게 지우가 이미 아는 걸 한번 더 알려 주는 거라 해도. 그런 앎은 여러 번 반복돼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인생에 좋은 일이 있을 때만 곁에 있는 이들을 우리는 아첨꾼이라 부르지 가족이나 친구라고는 안 하잖아? 희생과 인내가 꼭 사랑을 뜻하는 건 아닌데, 그때 나는 이해라는 이름으로 내 안의 두려움을 못 본 척했던 것 같아. 진실을 감당하는 데는 언제나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
지우는 다 죽이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결국 그 마음을 내려놓는 것임을 깨달았다.
'독서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렁크ㅣ김려령ㅣ2024년 드라마의 2015년 원작 소설 (2) | 2024.12.07 |
---|---|
채식주의자ㅣ한강ㅣ이제야 읽은 그 유명한 (2) | 2024.12.06 |
판결 너머 자유ㅣ김영란ㅣ판결문으로 생각하기 (0) | 2024.12.04 |
1인 출판사의 슬픔과 기쁨ㅣ조은혜 외ㅣ1인 출판사 대표들의 이야기 (4) | 2024.12.02 |
자매일기ㅣ박소영 박수영ㅣ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의지하는 동료이자 자매의 이야기 (28) | 2024.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