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경제&투자

1%를 읽는 힘ㅣ메르ㅣ매일 공부하기

기로기 2024. 10. 21. 23:30

네이버 파워 블로거로 유명하신 메르라는 분이 낸 책이다.
거의 매일 꼬박꼬박 블로그에 글을 올리시는데 그 글이 너무나 통찰력 있고 양질의 정보를 담고 있는 동시에, 한 문장마다 넘버링을 하는 특유의 방식이 가독성이 좋아서, 길지 않은 시간 사이 굉장히 유명해지신 것으로 안다.

나 또한 블로그를 통해 이 분을 알게 되었다. 블로그 글과 마찬가지로 이 책도 읽어 보니, 이 정보와 저 정보를 연결시켜 맥락 속에서 나만의 이해를 하는 것을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사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원본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즉 주체적으로 찾아보고 판단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으시는 것 같았다.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믿는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원이고, 평균 월세가가 보증금 2억 400만 원에 원제 126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이 아파트가 가져오는 수익을 계산해보자. 보증금 2억 400만 원을 5% 예금에 넣어뒀다고 가정하면, 세금 15.4%를 제외한 이자는 연간 863만 원 정도이고, 여기에 월세 126만 원의 12달분 1,512만 원을 더하면 11억 원 아파트의 연간 임대수익은 2,375만 원이 나온다. 2,375만 원을 11억 원으로 나누 면 2.2% 수익률이 나오지만, 재산세, 종부세 등 유지 비용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낮은 수익률이 나올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 1% 시대에는 손해를 안 보고 묻어둘 만한 상품이 아파트이지만, 정기예금 5% 시대에 아파트는 저수익 상품이 되 는 것이다. 결국 아파트는 가지고 있어서 돈이 되는 게 아니라, 가격이 올라서 비싸게 팔고 나와야 돈이 된다는 의미다. 현재는 금리가 높아서 문제지만 금리가 다시 하락한다고 아파트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다시 인구 구조로 돌아가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방 인구가 계속 올라오고 있어 상대적으로는 괜찮다. 일자리가 없는 베드타운 성격의 지방, 특히 구도심들은 대안을 찾기 어려워 인구 공백으로 가격 하락 문제가 점점 커질 것이다. 

묻혀 있는 석유의 양만 따지면 미국은 베네수엘라만 손에 넣으면 중동에 갈 필요가 없다. 다만, 베네수엘라 석유의 질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석유 질이 좋은 중동으로 간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엄청나지만, 많은 정제 비용이 들어가는 기름이라 세계 원유 시장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석유 산업은 모험적인 투자가 지속해서 필요한 산업이다. 특정 유정에서 기름이 언제까지 나올지 정확히 알 수 없어 계속해서 신규 유전을 개발해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찐득한 기름을 효율적으로 정제하기 위한 정유시설 개선과 유지에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데, 선심성 복지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유가가 높을 때도 벌어들인 수익금을 비축해두지 못했다.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는 막대한 재정 흑자를 그대로 금융자산으로 가지고 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자금으로 저유가 시대를 견디면서 기름값에 대한 치킨게임도 벌여가며 버티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돈을 버는 대로 족족 모두 써버렸으니 유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선 그저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걸 한 개인으로 치환해서 생각해봐도, 잘 벌 때 비축을 잘 해둬야 한다. 못 벌 때와 예기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서.)

한국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 몇 년간 별다른 성과 없이 벌인 일들이 누적되어 있고 외부 상황도 타이밍이 좋지 않다. 과거 위기가 오기 전 강남의 눈치 빠르고 손 빠른 여사님들이 외치고 다녔던 "Cash is King!(현금이 최고다)"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경영 전문 매거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높여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 위험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경쟁사가 내외부의 파도에 무너질 때 점프하듯이 성장한다.”

 

메르의 인사이트 : 기업을 볼 때 '매출, 영업이익' 같은 기본 지표 외에도 '매출 구조가 견고한지, 단단한 성장인지, 재무는 안정적인지'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미국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경기 침체 등 불안정한 외부 환경에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기업이 속출할 때 살아남는 기업은 점프하듯이 성장하고, 주식 가치도 같이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