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가녀장의 시대ㅣ이슬아ㅣ유쾌한 맞말

기로기 2023. 11. 10. 02:51

난 무해한 사람이 좋다.

이 책에 나오는 슬아가 가녀장으로 살 수 있게끔 가부장의 자리를 내려놓은 아버지, 그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어머니는 무해한 사람들이다.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야지.

 

어머니 캐릭터는 당근을 하면서도 자기 신상(낮잠출판사의 직원)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데, 조금이라도 유명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그 이유가 굉장히 귀여우면서도 나에게도 있는 면이라서 공감이 갔다.

나는 익명 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 자유가 최고다.

 

180)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그것을 기억해낸 슬아의 마음엔 산들바람이 분다. 관심받고 있다는 착각, 주인공이라는 오해를 툴툴 털어내자 기분좋은 자유가 드나든다. 

 

286)엄마, 오해는 필연이야. 괜찮아. (악플을 보며 어머니가 속상해하자 딸이 한 말)

 

294)작가들이 평생에 걸쳐 얻고자 하는 건 전지적인 시점일 것이다. 불가능한 목표지만 연습을 포기할 수가 없다. 그건 어쩌면 신의 시선을 상상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른 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헤아리는 일을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나는 고작 미물일 뿐인데 말이다. 슬아는 처음으로 스님과 자신이 조금 비슷한 것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종교인과 작가를 비슷하다고 보는 이 관점이 새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