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중에 여친이랑 재결합했다고 하자 친구들이 그렇게 말을 했는데 그런 선택을 했냐, 그 여자랑 헤어지면 연락하라고 했다는 대목에서 재결합한 당사자보다 친구들에게 더 공감이 간다.
부부치료에 약물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내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난 부정적이다. 약물의 힘을 빌려서까지 가짜 감정으로 유지해야 하는 지경의 관계라면 헤어져야만 한다는 신호 아닐까.
23)새끼 원숭이와 달리 사람의 아기를 키우는 데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진화적 특징 때문. 인간은 원래 태어나야 하는 시기보다 훨씬 더 일찍 태어남. 비슷한 몸집의 포유동물보다 뇌가 여섯 배는 크고 두 발로 걷는 인간의 아기는 머리가 적정 시기까지 자란 다음에 태어나게 되면 비좁은 산도를 통과하기 어렵다. 엄마와 아기의 안전을 위해 인간은 훨씬 더 일찍 태어나도록 진화했다. 그 결과 아기는 뇌가 완전히 발달하기 전에 세상에 태어나고, 따라서 출생 후 상당 기간 동안 아무것도 혼자서 할 수가 없다.
32)(여성이 50세에 네트워크 규모가 다시 커진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자식들이 다 자라서 집을 떠남에 따라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 여성들이 다른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사회적 관계가 늘어난 결과이기도 하다고... 친구가 저번에 했던 말이랑 똑같네. 이게 던바의 수에서도 하는 얘기였다니)
39)건강과 행복, 삶의 만족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양질의 사회적 관계(사회적 자본)라는 사실
64)연인 관계에서 동류 교배, 즉 서로 시장 가치가 비슷한 사람들이 오랫동안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절친한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나타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친구와의 관계는 번식에 성공하려는 욕구가 아니라 나와 겹치는 점이 많고 인생을 같은 관점으로 바라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 (한마디로 끼리끼리란 소리네)
67)사랑에 빠지면 그 관계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며 상대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도 떨어져 정서적 물리적 위험에 노출된다. 그러니 상대를 잘못 골랐을 때는 자신의 판단보다는 친구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여라 (콩깍지가 ㄹㅇ이라는 것)
79)웃을 때나 다른 사람과 신체를 접촉할 때, 춤을 출 때, 노래할 때, 운동할 때 베타엔도르핀이 분비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또한 이 모든 활동을 동시에 실시하면 엔도르핀이 전체적으로 대폭 증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103)부모의 뇌와, 부모와 아이 사이에 형성된 애착관계의 특성이 아이가 경험하는 사랑을 비롯한 아이의 정서와 행동 발달에 물리적 기반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 많이 주면서 키울 준비가 안 됐으면 애는 안 낳는 게 맞다. 어려서부터 사랑 듬뿍 받고 크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 10대 되면 유전적 영향이 커진다, 애착은 복잡한 개념이라고 설명하기도 함)
122)로빈 던바는 우정이 일곱 가지 기둥으로 구성되며 이 기둥이 많을 수록 우정이 돈독해지고 서로에 대한 사랑도 커진다고 설명한다. 일곱 가지 기둥이란 언어, 성장한 장소, 교육 과정, 취미 또는 관심사, 음악 취향, 유머 감각, 세계관이다. 동종애에는 심리적 진화적 이점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선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친구로 선택하면 자신의 관점과 생각이 공고해지므로 정체성에 자신감이 더해진다. 또한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상대가 다음에는 어떻게 행동할까 예측하느라 인지적 부하로 불리는 귀중한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된다. 서로 비슷한 친구끼리는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똑같이 행동하고 생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135)"다른 누구보다 개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 (반려견을 제대로 키워본 적은 없지만 알 것 같다..)
154)현 시점에서는 개에게 느끼는 강한 사랑을 로봇에게는 느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넘어야 할 문화적 한계도 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끼는 거부감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없다. ...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사람이 돌봐줄 때 따르는 건강과 행복,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점은 전혀 누릴 수 없다. 사람과 마음을 주고받거나 생물행동학적 동시성을 경험할 기회는 사라진다. 그보다는 따분한 소일거리는 로봇에게 맡기고 사람은 돌봄이 필요한 이의 곁에 편히 앉아서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과연 인간과 로봇과 진정한 정서적 교류를 할 날은 영영 오지 않을까? 인간만이 인간을 위한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돌봄 노동을 할 수 있는 걸까?)
184)생후 첫 6개월은 아이의 체내 옥시토신 농도가 높아지는 데 중요한 시기로 보인다. 이 시기에 옥시토신 농도가 높아지면 생애 전반에 걸쳐 기능적인 관계를 잘 맺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태어나 처음 사귄 베프를 통해 경험하는 사랑도 부모의 방치가 낳는 세대를 초월한 영향까지 뒤집을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192)뇌가 특정한 행동을 유발할까, 아니면 행동이 뇌의 특정한 활성을 유도할까? 이 인과관계를 밝혀내기는 너무나 어렵지만, 우리가 평생을 사는 동안 피드백 메커니즘에 따라 뇌와 행동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네)
223)사랑에 대한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 규칙은 결국 통제를 위한 것이다. 모든 인간 집단에서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나를 정의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므로, 문화적 정체성이 유지되어야 특정 집단이나 가문이 계속 힘을 갖게 되고 많은 구성원이나 사회 전체가 아닌 소수가 부를 통제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는 대체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사랑은 너무나 강력하고 예측 불가능해서 이러한 현상유지에 위협이 된다.
242)다자간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도덕성을 별로 중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다수의 생각과 달리, 실제로 그들은 이 방식이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며 일대일 관계를 넘어 동시에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런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이는 일대일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 중에 대다수는 아니지만 상당수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독점적 관계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는 관계를 이중으로 맺으면서 그런 관계를 비난하는 '이중 잣대'를 드러내는 것과 상반된다. (내로남불이 다자연애보다 더 부도덕하다고 생각함)
283)신과의 사적인 관계, 즉 신과 그 신을 믿는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애착이 종교 집단에서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자본과 같은 요소보다 개인의 심리적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때 얻는 정신 건강 및 신체 건강의 영향과 비슷한 특징이기도 하다. 종교가 있는 사람이 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큰 이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의식화된 예배나 기도에 참석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개별적으로 신과 배타적이고 사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86)한 번도 만나본 적 없고 앞으로도 만날 가능성이 없는 존재와의 유대감은 누구나 경험한다. 그런 관계를 준사회적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라고 하며, 유대감이 일방적이고 상호성이 없다는 점, 상대방은 나의 존재를 알지 못하며 한쪽에서만 시간과 에너지, 감정을 쓰는 것이 준사회적 관계의 특징이다. 24시간 일주일 내내 돌아가는 소셜미디어의 세상에서 이제는 유명인사가 인간의 새로운 신이고 그들을 숭배하는 것이 새로운 종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291)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인 청소년들이 그러한 성적 취향을 가진 유명인사와의 준사회적 관계에 의존하는 것은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정체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되며 특히 현실에서 도움을 받거나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명인사와의 관계가 피난처가 되는 것. (꼭 소수자가 아니더라도 요즘 덕질이 하는 여러 역할 중 하나가 피난처 아닐까 싶음)
295)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사랑의 긍정적인 면을 볼 수 있는 관계를 살펴보았다. 건강한 사랑은 놀라울 정도로 유익하다. 우리가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볼 수도 없는 존재를 비롯한 다양한 존재와 사랑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다. 그러나 2장에서 설명한 대로 사랑에는 물리적 심리적 중독성이 있고 모든 중독이 그렇듯이 이 중독에도 어두운 면이 있다. 사랑은 인간이 하는 모든 경험의 중심이 되고 건강과 행복, 생존이 궁극적으로는 사랑에 좌우되는 만큼 의존성이 착취, 강압, 학대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은 통제다.
303)남성과 여성이 경험하는 질투심의 강도는 동일하지만 질투 반응을 촉발하는 요소는 다르다. 남성의 경우 성적인 부정에 가장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여성은 정서적 부정에 가장 큰 질투심을 느낀다. (이유도 굉장히 진화심리학답게 설명함)
320)조사에 참여한 이 여학생들은 사랑한다면 가족의 반대나 지리적 거리, 질병, 빈곤 등 어떤 장애물도 이겨낼 수 있다는 로맨틱한 생각과, 학대로 인해 목숨이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더라도 어떻게든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적했다. 사랑하면 통제력을 잃고 상대에게 완전히 사로잡힌다는 생각, 멋진 왕자님이 나타나서 자신을 구해주고 멀리 있는 성으로 데려가줄 것이라는 생각도 문제라고 보았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가해자로 돌변하더라도 거부하면 안 된다는 것, 사랑한다면 서로를 지켜주고 서로를 위해 싸워야 하며 상대가 대부분 권위를 가지고 가해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 과학적으로도 일부 검증된 것처럼 사랑은 맹목적이므로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또렷하게 보이는 파트너의 결점을 피해자는 보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연인과의 사랑에 관한 이러한 문화적 인식은 여성이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거나 떠날 힘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했다.
327)김정은, 트럼프, 렌츠가 공통적으로 행진과 노래, 운동, 손으로 상대를 터치하는 행동을 통해 추종자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보상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화학물질이 자연적으로 발생하게 하는 효과를 낸 건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동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이러한 집단행동을 할 때 뇌에서는 베타엔도르핀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 결과 강하고 중독적인 유대가 형성된다.
347)사랑은 큰 목표를 이루고 위대한 변화를 일으킬 동기를 부여한다. 사랑은 통제가 아닌 의욕의 원천이다.
352)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굶주림, 갈증, 피로와 더 비슷하다. 즉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을 찾게 하는 동기 또는 의욕이다. 사랑은 생존의 필수요소다.
379)연인과의 사랑 뿐만 아니라 어디에나 사랑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인간은 운 좋게도 커다란 뇌를 갖고 있어서 굉장히 다양한 배경에서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간의 사회적 세상이 계속해서 진화하는 만큼 사랑을 찾을 수 있는 배경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382)사랑하고 사랑받는 능력이 행복의 원천이며, 이를 토대로 사랑이 삶의 중심에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분명하게 이해했기를 바란다. 사실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너무 명확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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