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여성

IT 회사에 간 문과 여자ㅣ염지원ㅣ문과, 여자, MZ, 개발자, IT, 회사원

기로기 2022. 8. 31. 22:57

90년대 초반생. 여성. 문과 전공자. 그러나 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개발자가 되었다. 회사에서 살아남고 성취하고 인정 받으려고 이 악물고 갈아넣어온 사람..

책을 읽으면서 느끼기에 자신을 너무 힘들게 하면서 살고 있는 건 아닐까 조금 걱정될 정도. 그치만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른 거고, 한때 비슷한 생각을 했기에 이해 가는 부분도 있지만.. (요즘 보기 드물다고 해야 되나 트렌드가 아니라고 해야 되나) 회사에 오래 오래 남고 싶어하고 1등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 문과생 젊은 여자로서 회사를 다닌 경험에서 공감가는 얘기들도 있고, 비전공자이지만 개발자가 되기로 한 주변의 젊은 여성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현실적이고 솔직하고 똑똑해서 재밌게 읽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미국 아마존 본사에서 열일하고 계실 텐데, 이 분의 다짐처럼 버티고 살아남아 원하는 인생을 살길.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언캐니 밸리>라는 책도 추천한다. 작가의 배경과 상황이 비슷하다. 대응은 달랐지만.


49)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걸 감내하며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들이 내겐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아 괴롭기도 했다. 미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현재를 포기해야 하는 걸까 되묻기도 했다. 나는 스스로에게 답을 주지 못하면서도 그냥 버텼다.

60)’일단 해보기’의 선순환 구조는 나를 반드시 장기 우상향 곡선에 태워줄 것이다. 그러니까 혹시 뭔가에 대해 겁부터 먹고 있다면 그러지 말자.

102)회사가 주는 상황은 우리를 밑도 끝도 없이 끌어내릴 수 있기에 ‘회사’의 공간을 줄여나가고 내 ‘일’의 공간을 넓혀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회사가 아닌 일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마음에 잡아먹히지 않고 오래 가려면 말이다

124)내가 담당자인데도 고객이 남자 동료에게 연락할 때, 미팅에서 내가 아닌 다른 남자 동료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감지할 때

170)시간을 날려버렸다고 생각했던 시절, 너무 열심히 살아서 너무 미웠던 과거의 나 덕에 알게 된 것들은 어디 가지 않고 내 안에 있었다.

198)작은 일을 꾸준히 하는 건 꽤 도움이 됐다. 일주일에 두 번 수영 가기, 못해도 하루에 10분은 고양이랑 놀아주기, 공부하기 싫은 날은 기술 블로그 한 개 읽기. 작고 별거 아닌 일들이 나를 구원했다. … 작지만 내 안에서 굴러가는 전력발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205)삶도 자산처럼 여러 바구니에 담아야 하지만 나는 내 삶을 올인하는 법만 안다. 삶의 다양한 요소를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지를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