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에 대한 비판, 한국 정치에 대한 비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판 등 작가님이 법복을 벗으셔서 그런지 거침 없이 자기 생각을 펼치시는 거 같아서 보기 좋다.
근데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성우가 교체되는 일이랑 여혐 표현한 웹툰 작가 퇴출 요구가 어떻게 동일선상(동급)에 놓일 수 있지..? 당최 이해가 안 되는데.. 친구랑 얘기를 좀 해봐야겠다.
이 책을 통해 느낀 건, 법은 뜨거운 게 아니라 차가운 거구나. 그래서 뜨거운 인간들은 인정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구나.
<소년심판>에 나오는 말. “법이 원래 그래”라는 말.
116)나 혼자 골방에서 마약을 하는 게 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생겨난다.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120)자유에 대한 제한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는 사회는 결국 자유 자체를 잃게 될 것이다. 누군가 일견 철없어 보이고, 낯설고,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가치 없어 보이는 자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 해도 가벼이 넘기지 말고 일단 그의 주장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다.
130)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전통적인 관점에 따라 표현의 자유 내지 알권리의 규제로 볼 것인지, 아니면 국민 건강권의 문제로 보아 담배 회사들에 대한 규제와 같이 볼 것인지, 더 나아가 환경의 문제로 보아 배기가스 규제나 화석연료 규제와 같이 볼 것인지가 21세기에 대두한 새로운 헌법의 과제다.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국가권력에 대항하는 언론기관이기보다는 개별 국가권력 이상의 존재로 진화하고 있기에,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135)공익의 측면에서 보아도, 정치 이슈에 대한 익명 표현의 자유와 연예 이슈에 대한 익명 표현의 자유는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 왜..???
139)예술의 이름으로 오랫동안 반성 없이 자행되어온 여성 혐오, 소수자 혐오, 인종 혐오에 대하여 반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이를 넘어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자유에 대한 부당한 억압일 뿐만 아니라, 얻고자 하는 효과도 내지 못한다. 미래는 당위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흠.. 146)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형성된 서구의 근대적 헌법의 시각에서 ‘벌’이란 자유에 대한 제한이고, 그렇기에 다른 국가 작용처럼 필요 최소한이어야 한다. 이 시각 차이에서 형사사법과 국민 법감정의 괴리가 근본적으로 시작된다. 법치국가 형법의 양대 원칙은 ‘법률 없이 형벌 없다’는 죄형법정주의와 ‘책임 없이 형벌 없다’는 형법상 책임 원칙이다. … 정신질환으로 판단 능력과 자신의 행동에 대한 통제 능력이 없는 사람이 저지른 범죄는 처벌할 수 없다. -> ..피해자가 입은 피해는 그럼 누가 책임짐? 처벌받는 사람이 없다면 그 억울함은 어찌함? 피해자가 또 피해를 받는 거 아닌가?
150)헌법질서에 내재한 인본주의와 공리주의는 형벌에 대해 ‘필요 최소한’의 관점으로 접근. 법이 인간 사이에 필요한 ‘최소한의 선의’라면 형벌은 사회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악의’인 것이다.
156)동료 법관도 선배 법관도 언젠가는 변호사가 된다. 판사 주변에는 갈수록 변호사만 가득. 변호사는 피고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다. 선처 잘하는 판사를 싫어할 변호사는 없다. ‘인간을 이해하는 법관’ ‘생불’이라 칭송하며 자기 사건이 배정되기를 바랄 것. 칭송에는 돈이 들지 않지만 판사의 선처는 변호사에게 돈이 되기 때문.
158)제도화된 폭력인 법이 충분히 응보하지 않으면 시민들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다. 법에 대한 효능감이 떨어져 사회 존속에 위협을 가하게 된다. … 응보는 단순히 국민 감정에 휘둘리는 사법 포퓰리즘이 아니다. 오히려 사법이 해야 할 본질정인 기능일 수도 있다.
205)자유가 사회를 견인하되, 그 속도가 누군가를 낙오시켜 쓰러지게 만들지 않도록 평등이 제어하는 것. 무조건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면 잠시 멈출 줄도 아는 것. 어쩌면 그 망설임의 순간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일지도 모르겠다.
243)인간은 동료 인간들과의 관계에서, 인간적 접촉에서 행복감을 느끼도록 진화했다. 아무리 로봇과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엄마를, 친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대단한 직업을 만들어내기보다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일들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일지 모른다. 예를 들자면 돌봄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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