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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나는 숲속 도서관의 사서입니다ㅣ아오키 미아코ㅣ이지수 옮김ㅣ사설도서관 '루차 리브로'

by 기로기 2025. 7. 8.

힘들어서 자살 기도까지 했던 저자가 다친 몸과 마음으로 시골에 가서 자신이 소장한 책으로 사설 도서관을 열고 겪은 일과 평소의 생각을 책으로 냈다.

이 도서관의 존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아마도 우치다 다츠루의 책에서 봤던 것 같다.

주변이 관광지도 전혀 아니고 정말 시골 숲 속에 있는 자신의 집 일부를 도서관으로 개방하는 곳이라 이곳을 콕 집어 찾아가는 게 아닌 이상 여행에서 지나가면서 만나게 될 일은 없을 곳이다.

먼저 책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내어 세상과 연결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도서관을 연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생각이 깊고 따뜻하고 글 실력도 좋아서 재밌게 읽은 책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내 집에 들어와서 내 책을 빌려간다는 게 나로서는 상상 조차 어려운데..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생각을 열게 해주었다.

저자가 남편과 함께 팟캐스트도 꾸준히 하고 인스타도 운영하고 여러 도서 관련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활발하게 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어째서 유령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가?'라는 질문에 답해보자면, 저에게는 유령이나 큰 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보다 '저 사람은 유령이야. 이편이 아닌 저편. 뭐라고 외치는 것 같지만····'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없애려는 쪽이 훨씬 더 무섭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떠오릅니다. 저도 언제 물질적 혹은 사회적으로 유령이 될는지 모릅니다. 누구라도 우연찮게 저편에 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절대적으로 이편, 인간 편에 계속 설 수 있다는 자신감 같은 건 조금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유령 쪽에서 생각해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유령의 입장에서는 이편이 '저편'이니까요.

갑자기 인생에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미지를 미지로 남겨두기를 실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필요합니다. 동서고금의 책들로 빼곡한 서가를 둘러보며 걷기만 해도 모르는 것을 향한 회로가 틀림 없이 연결될 것입니다. 모르는 것을 잔뜩 발견하고 바라보다 보면, 그것이 입구이자 희망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입니다. 도서관을 방문해 책등을 바라보거나 책을 펼치는 행동은 '모르는' 것에 다가가는 연습이 됩니다. 어떤 책, 어떤 저자, 어떤 인생의 주제를 만나 당신이 어떤 식으로 변해갈지는 가장 큰 미지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르는 것에 몸을 온전히 맡겨도 괜찮구나, 오히려 반짝이는 수면으로 뛰어드는 것 같아, 하고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반짝임이야말로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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