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에 대한 개념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미적분을 이렇게 생명과학에 접목해서 우리 실생활의 문제들을 예측하고 해결하는 데 쓸 수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새롭고 좋았다.
아무리 문과라도 이렇게 중요한 미적분 개념도 안 배웠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책에서 저자도 교육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냄.
안 풀리던 문제를 피카소의 그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풀게 됐다는 일화는 진짜 너무 멋있는데.
수리 모델을 이용한 예측이 쥐를 이용한 신약 효과 실험과 정확하게 일치했다는 것도 정말 신기했다.
왜 수학이 아름다운 학문이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은 느낌.
수학을 잘하면 시행착오나 불필요한 낭비를 많이 줄일 수 있어서 수학을 인생에도 접목하면 너무 좋겠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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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계산 결과를 보면 납득이 가지만, 이 결과를 보기 전까지 정상 세포와 감염 세포의 수가 오르락내리락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컴퓨터를 이용하기 전에는 우리가 직관을 이용해 얻은 결과들이 언뜻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틀렸습니다. 우리의 직관에 잘 와닿지 않더라도 정상 세포와 감염 세포의 수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서로 공존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시스템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데, 이보다 훨씬 복잡한 실제 생명 시스템을 인간의 직관만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불가능에 가까울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내 직관만으로 생각하지 말고 수학적으로 생각해보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인간이 얼마나 비합리적인 존재인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직관도 마찬가지고.)
수학에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너무 멋있는 말.)
인공지능의 발달로 𝑌 = 𝑓(𝑋)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무궁무진하게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이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골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먼저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이터 𝑋가 무엇인지 탐색해 보아야 하고, 그 𝑋를 이용해 어떻게 그보다 더 쓸모 있는 정보 𝑌로 변경할 수 있을지에 관한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앞선 연구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설문 정보 𝑋로, 검사 과정이 까다로운 수면 다원 검사로 진단받은 수면 질환 𝑌를 예측하고자 했습니다. 두 번째는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입니다. 온라인에 공개되어 있는 데이터라면 상관없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기에 그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요즘은 워낙 좋은 인공지능 패키지들이 개발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의 프로그래밍 경험만 가지고 있으면 유튜브 영상 몇 개만으로도 사용법을 금방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초적인 수준이고,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기하 공간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때 필요한 수학이 바로 행렬과 벡터이지요. 예전에는 문과생도 행렬을 배웠고 이과생이라면 누구나 벡터를 배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마치 우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듯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인공지능의 본질은 𝒀 = 𝒇(𝑿)이고,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데이터를 기하적인 구조로 바라보는 행렬과 벡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돌이켜 보면, 융합 연구를 함께 성공적으로 끝맺은 이들은 모두 유쾌한 대화 상대였습니다. (연구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서로 대화하고 싶고 연락하기 쉬워야 일이 잘 진행된다는 것. 역시 팀웍이 중요하다.)
수학은 생명과학만이 아니라 경제학, 사회학, 그 밖의 수많은 분야에서 다루는 현상들을 이해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을 다루는 데도 사용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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