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거나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을 인상적으로 봤거나..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소설이 나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얼마나 했을까.
호텔에서 일하는 워킹맘 강혜원은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 소리 들을 만큼 가정보다 일을 중시하면서 그렇게 열심히 일해왔는데 아직도 일의 의미에 대해 고민한다. 짠함. 슬픔.
메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오균성 과장이 좀 더 교묘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대사나 행동이 너무 대놓고 빌런이었다. 현실에 저런 사람도 있겠지만 교묘하고 미묘하고 은근하게 나쁜 인간이 더 악질적일 때도 많지 않나. 요즘 세상에 대놓고 나쁜 건 차라리 투명하고 시원해서 미화될 지경인지라.
(스포 주의) 잘 해보려던 행사는 망하고 그래도 인물들은 일어서고 계속 나아가긴 하는데, 엔딩이 급마무리 되어서 아쉽고 작가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친구들 의견도 있었다.
실무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한 행사가 망해도 (홍지영의 팀장 같은) 간부는 어떻게 하면 이 불똥이 나에게 안 튀고 넘어갈까, 어떻게 스무스하게 꼬리를 잘 자를까 머리를 굴리는 게 인상적이다. 행사가 잘 되고 말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살아남고 잘 나가느냐가 중요한 거지. 지극히 현실적이고 회사 생활 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듯. 현타가 올 만하다.
103)홍지영에게는 미래를 위해 지금은 참아야 한다는 생각이 늘 조건처럼 달려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살아야 하는 거 아닌가.
227)누군가에게는 삶의 근간이 무너질 일이,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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