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하정우, 느낌있다ㅣ하정우ㅣ그림 그리는 배우의 에세이

기로기 2021. 11. 18. 15:49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그냥 잘 나가는 배우가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직업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는 결혼정보회사를 비판하는데, 최근 인터뷰에서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하고 사람 만나볼 거라고 한 건.. (뭐 나이가 들어 생각이 바뀌었나 봄) 


내게 연기란 넘치는 감정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하는 일이다.

연기가 그림을 부르고 그림이 연기를 가능케 하는 에너지가 되어준다. 그림과 연기는 상호작용을 하며 내 세계를 더욱 넓고 깊게 만들고 있다.

영화를 찍는 일이 이렇게 고되다. 그래서 나는 배우가 결코 우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유가 아니라 연기는 진짜 ‘노동’이다.

카메라 앞에 자주 서면 어떻게 해야 예뻐 보이는지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게 되어 얼굴 자체가 바뀐다. 그래서 배우들은 외모가 뛰어나지 않더라도 얼굴이 돋보인다.

연기력이란 기술이나 재능이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것.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훌륭한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

교수님이 말씀해주신 두 가지는 언제나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먼저 소통.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의 중요성을 잊지 말라는 말씀, 자신이 가장 뛰어나다는 착각에 빠지지 말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그 속에서 배워가라는 말씀이었다. 다른 하나는 바로 무표정의 힘이다. 배우에게 가장 강력한 표정은 분노나 절망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무표정이라고.

영화는 감독의 창작물이고 배우는 그 속에서 연기를 할 뿐인데 어떻게 그 사람(배우)을 알 수 있을까.

내 삶은 특별할 수도 있고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우리 인생이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얼마든지 특별해지지만 또 멀리서 바라보면 다 비슷한 것처럼 말이다.

돈을 많이 벌려 하고, 이름을 얻으려 하고, 아름다워지려 하는 이유는 모두 사랑 때문이 아닐까. 돈이 많을수록, 이름을 날릴수록, 아름다울수록 더 멋진 사랑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최초작성일 : 2019.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