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자로 유명한 우에노 지즈코의 사적인 생활을 담은 첫 에세이라고 한다.
어딘가에 짧게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낸 것이었다. 원서는 2023년에 나왔다.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지 않은 여성으로서의 그녀의 생각이 깊이 드러나있지는 않다.
그저 도쿄에서 가까운 산골마을에 집을 지어 혼자 지내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어떤 일화를 이야기한 다음에 '그도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는 게 많았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던 지역공동체도 구성원이 모두 80대를 넘어가자 도움을 주기보다는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균형이 깨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예전부터 혼자 살던 사람도, 부부가 살던 사람도, 노년이 되어 배우자가 먼저 떠나면 혼자가 되는 것은 똑같구나 싶었다.
그리고 멀리 있는 가족보다도 가까이 있는 이웃이 더 교류를 많이 하며 지내게 될 수도 있구나.
노년에도 친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자기 몸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겠구나.
아주 나이가 들면 예전에 내가 얼마나 잘 나갔고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인지는 크게 안 중요할 수 있겠구나.
80대 이후의 노년이 그려지지 않지만, 에세이를 통해 잠시 체험한 듯한 기분이 든다.
인간이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기보다는 자기에게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 존재라는 말도 기억난다.
그리고 대면으로 먼 거리를 오가며 처리하던 일을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 비대면으로 처리하게 되면서
가고 싶지 않은 회식을 가지 않아도 되고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등 장점을 단점보다 크게 느끼는 것 같앗다.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게 참 좋은 점도 많지만 벌레라든지 예상치 못한 인프라 문제라든지 힘든 점이 많구나.
정원을 가꾸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는 일이구나.
천장까지 책으로 가득찬 그녀의 집 내부 사진이 나오지는 않지만, 멋진 공간일 것 같다.
그 많은 책을 처리하는 문제부터, 운전면허증은 언제 반납할지, 생애 마지막은 어떻게 보낼지 등은 아직 정하지 않고 생각중인 것 같았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좋은 글을 세상에 남겨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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