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ㅣ무라카미 하루키ㅣ임홍빈 역ㅣ80년대의 하루키

기로기 2024. 10. 19. 22:01

우치다 다츠루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49년생으로, 내 생각보다 더 연배가 있으셨다.

이 책은 80년대에 나온 단편소설집이다. 80년대이니 만큼 감안하고 보았으나, 그럼에도 여성에 대한 표현이 여러모로 지금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거부감이 든다.

여성이 등장할 때 미인인지 아닌지를 꼭 짚는다거나, 어리고 이쁜 여자에 대한 집착이 강하게 느껴져 약간 징그럽기도 했다.

시대가 그랬지만, 여자들은 하나같이 존대를 쓰고 남자들은 다 반말을 한다.

그의 감수성이 썩 공감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당시로서는 신선하고 젊은 글이었으려나...?

문학을 볼 때 오로지 젠더 감수성의 관점에서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기준에서 거슬리는 부분이 너무 많으면 걸림돌이 되는 게 사실이다.

 

이 단편에서도 비현실의 세계나 존재가 참 많이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매우 가볍고 싱거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번역이 명백히 틀린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

문학사상이라는 출판사인데, 최근까지도 하루키의 일부 책을 출판하는 곳이었다. 

이 단편집은 국내에 2009년에 출간된 후 아직 재출간된 적은 없는 것 같다. 

 

내가 좋았던 단편은

- (제목이기도 한)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 거울

- 1963/1982년의 이파네마 아가씨

- 치즈 케이크 같은 모양을 한 나의 가난

- 도서관 기담

 

하루키의 글이 내 취향이 아닌 건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나이가 든 최근에는 어떤 소설을 쓰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읽어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