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인기가 많은 책이라 예약해서 몇 달 만에 빌려봤다.
아이러니하다. 작가는 열심히 살지 않는 걸로 에세이를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돈을 벌었으니 말이다. 작가의 말대로 인생은 꼭 노력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고 예상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알 수 없구나.
내용이 약간 반복되는 거 같아서 이쯤 하고 덮을까 하다가 끝까지 봤는데 읽은 보람이 있을 만큼 정신건강에 이로운 사고방식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이만하면 나는 너무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너무 걱정 마시고.
내가 이만큼 노력했으니 반드시 이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괴로움의 시작이다. 나 역시 노력에 비해 큰 성과를 얻을 수도, 노력하지 않았는데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조금만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면 다른 길들이 있는데, 그때는 그게 보이지 않는다. 오직 하나, 이 길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다. 그리고 그 길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 길이 자신이 원하던 길이 아닌 경우도 많다. 너무 괴롭거든 포기해라. 포기해도 괜찮다.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니까.
돈은 안 되지만 재미있는 일에 도전해도 괜찮은 나이는 몇 살일까? 32살이면 좋겠다. 아, 진짜 그 나이로 돌아간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때는 왜 그걸 몰랐을까?
여행은 계획을 이행하러 떠나는 미션이 아니다.
하지 않은 일들은 왜 이리 후회가 되는지 모르겠다. 너무 쉽게 놓아버린 꿈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전하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 했던 사랑...
‘진짜 하고 싶은 일’은 ‘사랑’과 참 많이 닮았다. 찾아나선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었다.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혹은 운명처럼 찾아오는 것이다.
삶이 내가 원하는 속도보다 느려도 초조해하지 말고 느림을 인정하자. 내가 인정하고 숨기지 않으면 남들도 인정한다. 심지어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다. 천천히 간다는 여유로움이 생긴다.
만약 노력해서 꿈꾸던 모습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단, 열심히 노력하는 중에도 삶은 이어진다. 아직 꿈꾸던 모습이 되지 못한 삶을 보며 괴로워하진 않았으면 한다. 지금 주어진 삶에서 행복을 찾아 누리기에도 짧은 생이다.
인생의 대부분은 시시하다. 어쩌면 만족스러운 삶이란 인생의 대부분을 이루는 이런 시시한 순간들을 행복하게 보내는 데 있지 않을까.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서로 비교하며 네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도토리 키재기 하며 사는 게 인간의 세상인가 보다. 이 모습을 저 높은 곳에서 보는 이가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아이고, 의미 없다.
나도 싱그러운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나와 내 또래들이 싱그러운 줄 몰랐다. 이렇게 젊음으로부터 멀어지고 나서야 젊음이 싱그럽다는 사실이 보이기 시작한다.
견디는 삶은 충분히 살았다. 지금부터의 삶은 결과를 위해 견디는 삶이어서는 안 된다.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다. 뿅 하고 건너뛰고 싶은 시간이 아닌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최초작성일 : 201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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