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내게 무해한 사람ㅣ최은영ㅣ착하게 말고 자유롭게 살아

기로기 2021. 11. 12. 09:57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감정과 상처를 잘 아는 작가 같다.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아치디에서 > 모래로 지은 집 > 손길. 그런데 대체로 남자는 나오지 않거나 부정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네.



그 여름 : 고등학교 때부터 사귄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

601, 602 : 남아선호사상 이야기 (옆집 사는 효진은 친오빠에게 맞고 사는데 그 부모는 그걸 철저히 방관하고, 우리집은 남동생을 낳기 위해 엄마가 직장을 그만둔다)

지나가는 밤 : 엄마를 일찍 잃고 사이가 틀어졌던 자매의 화해
“기억나지 않는 시간은 어디로 가는 걸까”

모래로 지은 집 : 천리안 통신친구로 만난 고교동창 세 사람 이야기 / 나=여자, 모래=여자, 공무=남자
“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나의 자아를 부수고 다른 사람을 껴안을 자신도 용기도 없었다.”
“사랑만큼 불공평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고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아무리 둘이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더 사랑하는 사람과 덜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고백 : 남성화자의 전 연인이 레즈비언 커밍아웃 후 자살한 친구 진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 ‘내게 무해한 사람’이라는 구절이 나오는 소설

손길 : 어릴 때 같이 살다가 삼촌이 죽은 후 떠나버린 숙모와 한참 뒤 재회한 이야기

아치디에서 : 외국인 남성화자 / 랄도는 화산으로 아일랜드에 발이 묶여 어느 시골에서 알바를 하다가 하민이라는 한국 여자를 만나게 된다
“이 사람한테는 이런 말투로 말하고, 저 사람한테는 저런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 하나가. 한없이 상냥하다가 누군가에게는 비정할 정도로 무심하고, 진심도 아닌데 그런 것처럼 말하고 웃다가도 돌아서면 웃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그렇게 하루를 살고 보면 자신의 진짜 말투가 무엇이었는지, 어떻게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게 된 사람이.”
“착하게 말고 자유롭게 살아.”

 

 

최초작성일 : 2018.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