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단편 <혼모노>의 젊은작가상 수상 때부터 눈여겨본 성해나 작가.
소설집이 출판되었는데 제목도 <혼모노>에(일단 궁금하잖아) 표지도 강렬해서 '팔릴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두고 온 여름>도 그렇고 출판사 창비가 디자인에 신경 써서 읽고 싶은 소설책으로 잘 만들었다.
성해나 작가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왕성하게 작품활동 해주셨으면 한다.
어떤 독자가 리뷰에 타인에 대한 오해, 몰이해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쓰셨던데 그러고보니 정말 우리가 타인을 얼마나 잘 모르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네.
참 어렵다, 인간을 이해하기.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작
스무드
다와다 요코의 작품도 그렇고 동양인의 얼굴을 하고 서구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정체성의 혼란과 그들이 겪는 부조리함은 문학의 소재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이 이야기도 한국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모르고 자신을 미국인으로 정체화했지만 한국인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람들에게 '넌 한국 음식 그리웠을 거야' 식의 짐작을 받는 화자가 나온다.
그리고 극우 세력 집회에 참여했지만 한국의 역사에 대해 아예 모르기 때문에 그저 그 할아버지나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고 기억하고 이승만 뱃지를 구입하기까지.. 하하
혼모노
작년 젊은작가상 수상작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의외다 제자가 그렇게 설계한 거. 안 그럴 줄 알았는데.
그치만 스승도 비겁함.
<스무드>도 그렇고 작가가 정치나 역사에도 관심이 있는 거 같아서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
우호적 감정
업무 능력이 부족하지만 담배 피면서 형 동생 하면서 일처리 하는 꼬락서니가 매우 언짢았음.
거기다가 성과급도 더 받고 있었고, 수평적인 조직임에도 자기자신을 상급자로 자연스레 포지셔닝하기까지.
수잔 마음에 공감되어서 슬펐다. 왜 관두는 게 수잔이어야 하지?
화자가 나중에 수잔처럼 되는 거 아닐까 괜스레 걱정되었음.
잉태기
아이를 사이에 둔 엄마와 할아버지의 쟁탈전(?)
아이가 성인이 되고 임신을 해도 달라지지 않음.
진짜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일일드라마 보는 것 같기도 하고...ㅎㅎㅎ
'동족혐오' 아닌가 싶었음. 실제로 화자도 그(시아버지)와 자신이 닮았다는 것을 자각하기도 하고.
지독하게 얽히는 시부와의 연을 미더덕이나 나무에 비유하는 것도 재밌었다.
그리고 진짜 이런 집 있을 것 같아..
메탈
찡하고 슬프다. 별 볼 일 없지만 반짝이는 청춘의 순간들이.
부푼 기대과 다르게 흘러가는 어떤 날이.
예전같지 않은 관심사, 대화 주제, 어느새 달라진 사이.
뜨거운 열정을 공유하던 사람들이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되었을 때,
그 때에도 우리 사이는 껍데기만 남은 게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한때 너무도 가까웠던 친구와 나는 주파수가 너무나 달라져버렸다.
그치만 여전히 그 친구를 그리워한다.
친구의 취업 소식, 결혼 소식.. 다른 친구에게 전해 듣는 사이가 되어버렸지만 누구보다 축하하는 그 마음.
많은 사람들이 어릴 때 친구와 점점 멀어지더라고 얘기하던데 그 기분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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